◎계좌이체 3억 예금 인출/전직은행원 등 7명 구속경찰청은 21일 은행고객의 폰뱅킹 거래정보를 도청한 뒤 계좌이체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예금을 가로챈 전직은행원 권재윤(權在尹·34·서울 은평구 신사동)씨와 권순창(權純昌·42·무직·충남 논산군 연무읍)씨 등 일당 7명을 컴퓨터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등은 지난달 17일 오후4시30분께 하나은행 이촌동지점 박모(38)씨의 예금계좌에서 3,272만원을 빼내 미리 개설해둔 가명계좌로 이체하는 등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72개 계좌에서 3억1,988만원을 불법인출한 혐의다.
권씨 등은 지난달 5일 전산교환기 수리·판매업체의 직원이라고 속여 하나은행 청담동지점 폰뱅킹센터에 들어가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초소형 극초단파 감청송신기를 음성자동응답시스템(ARS) 단자에 설치했다. 이들은 고객이 전화로 계좌이체나 잔고조회 등을 하면서 누르는 비밀번호 등 고객정보를 수신기와 감청식별기로 알아내 예금을 6개은행 28개 가명계좌로 이체한 뒤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인출했다.
경찰 조사결과 권씨 등은 송·수신기 등 도청장비 일체를 세운상가 N전자회사(대표 김운민·金雲敏·구속)로부터 150만원에 구입한 뒤 초·중학교 재학시절 전국컴퓨터경시대회와 전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는 컴퓨터전문가 김성주(金成柱·27·무직·마포구 서교동·구속)씨를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권씨 등은 지난해 말 심부름센터를 통해 주민등록증 30장을 1,000만원에 구입한 뒤 재중동포 박명도(朴明道·32·구속)씨의 사진을 붙인 위조주민등록증 13장을 만들어 B은행 대전지점 등에 300여개의 가명계좌(하나은행 70개)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주범격인 두 권씨는 폭력 등 혐의로 93년 7∼9월 경기 안양교도소 전자통신관련 작업장에서 함께 일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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