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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진화론 발전과정 상세히/美 마이어 著 ‘진화론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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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진화론 발전과정 상세히/美 마이어 著 ‘진화론 논쟁’

입력
1998.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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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굴 노트·일기 등 활용/조금씩 다른 5가지 이론 정리/“후대학자들의 선별수용으로 진화론 전체 부정 오해 초래”『그 누구도 과학 안팎으로 이 사람(찰스 다윈)보다 더 크게 우리의 현대적 세계관에 영향을 준 사람은 없다』(8쪽). 하버드대 명예교수 에른스트 마이어(93)는 「진화론논쟁」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20세기 학문과 세계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로 카를 마르크스, 지크문트 프로이트, 그리고 다윈을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다양한 학파로 나뉘어지면서 본래의 프로이트적인 것으로부터 멀어져갔다. 마르크시즘도 80년대말 사회주의체제가 몰락하면서 거의 설 땅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만은 「종의 기원」(1859)이 나온지 140년 가까이 흐른 오늘날까지 생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에서도 강력한 패러다임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진화론논쟁」은 마이어가 91년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낸 「기나긴 논쟁―찰스 다윈과 현대 진화론적 사고의 기원」을 순천향대 생명과학부 신현철교수가 옮긴 것. 신교수는 이 책이 『진화론논쟁을 시대별로 소개하기보다는 논쟁을 통해 다윈의 이론과 업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최근 30년간 새로 발굴된 다윈의 노트 메모 일기 미발표원고 등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 진화론의 발전과정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마이어는 다윈주의로 일컬어지는 진화론이 조금씩 다른 5가지 이론의 종합체라고 주장한다. 즉 ①생물도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진화 그 자체 ②모든 생물은 궁극적으로 지구상에 단 한 번 나타났던 생명체에서 유래했다는 공동후손이론 ③한 종에서 두 자손종이 만들어지거나 한 종에서 다른 한 종이 만들어지면서 종의 수가 증가한다는 「종의 증가」 ④종의 증가는 서서히 일어난다는 단계주의 ⑤진화한 것들은 환경에 의해 선택돼 남게 된다는 자연선택론 등. 그러나 후대학자들은 이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종종 진화론 전체를 부정하는 오해를 낳게 됐다고 마이어는 분석한다.

마이어는 또 다윈도 미처 생각지 못한 현대유전학의 발견들이 다윈주의를 결과적으로 옹호하게 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그 자신 1920년대부터 50년대까지 도브잔스키, 렌쉬, 심프슨, 스테빈스, 티모피프­레소브스키 등과 함께 다윈주의의 현대화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세기의 다윈」으로 통하는 마이어는 독일 태생으로 베를린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고 뉴기니섬에서 조류연구에 몰두했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섬에 갔던 것처럼 그는 이 섬에서 조류의 분화를 확인했다. 지난해 661번째 논문과 21번째 저서(「이것이 생물학이다­살아 있는 세계의 과학」)를 냈을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사이언스북스. 9,000원.<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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