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공동학습을 위한 준비물 비용 명목으로 부당한 돈을 걷는 것에 항의했던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하루아침에 교사들과 학부모 사이에 「기피대상」으로 따돌림 당하고 아이도 덩달아 「기피학생」이 되어 할 수 없이 전학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같은 때에 교육계 비리를 책으로 묶어낸 어느 공무원이 「보복적 징계」를 받게 됐다는 뉴스가 방영되었다. 그래도 모두 다 그렇겠냐고 자위하고 싶지만, 어느 사회학자가 고1년생 아이의 학교교육을 지켜보면서 갖게 됐다는 「돈 안드는 선거와 교육의 정상화 중 어느 쪽이 더 가능할까」하는 냉정한 회의는 이런 일들이 교육현장에서 결코 드물지 않으며 더 심한 일도 얼마든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교육문제라고 하면 누구나 「입시위주의 획일적 교육제도」를 제일 먼저 꼽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지겹도록 같다. 「인성교육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말은 풍성한데 전혀 나아지는 기색이 없다. 그래서 우리 교육은 과연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을 넘어설 능력이 있는지 회의가 든다.
학교운영위원회를 편법으로 운영하는 교장이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적 시민의 자세를 보여줄 수 있으며, 부당한지 알면서도 돈을 걷으려 했던 학교가 어떻게 바르게 사는 것을 교육할 수 있을지, 또 이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을 오히려 보복하는 교육기관의 「권위」가 어떻게 각급 학교에 대해 올바른 지도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아는대로 실천하는 것이 아니듯, 우리 아이들도 「들은대로」 살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 교육의 문제는 제도 이전에 사람이 관계맺는 방식의 문제요, 삶의 자세의 문제인 것이다. 그 누구라도 살아보지도 않은 삶을 보여줄 재간은 없다.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은 가르치고 싶은 삶을 살 의지와 능력이 있고, 또 먼저 그러한 삶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와 학부모가 교육개혁의 주체가 되는 것이 가능한 분위기에서 비로소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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