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유입통한 금융구조조정 ‘물꼬’동서증권이 미국계 투자신탁회사 호라이즌 홀딩스(Horizon Holdings Ltd)에 매각되됨으로써 영업정지된 동서증권은 부도 4개월만에 경영정상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또 국제금융공사(IFC) 등 외국자본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를 잇따라 확정함에 따라 외국자본 유입을 통한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방법 및 소요금액
호라이즌 홀딩스가 동서증권에 쏟아부을 돈은 총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530억원). 530억원을 출자하고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전환사채를 인수, 51% 이상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인수한다. 연내에 동서증권 소유 지점과 연수원 등을 호라이즌 홀딩스 명의로 매입, 2,100억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향후일정
동서증권은 주총을 통해 5.74:1의 비율로 감자(減資)를 결의, 현재 2,872억원인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주총은 다음달 9일로 예정돼 있으나 감자공고기간을 감안하면 1주일 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감자와 동시에 호라이즌 홀딩스는 출자를 통해 경영권을 획득하게 된다. 영업재개는 다음달 12일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기간이 6개월을 넘게 되면 인가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후순위채 발행은 9월께, 부동산 매각은 연내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동서증권측은 밝혔다.
■전망
영업정지 직후 1,400여명이던 직원은 현재 780여명으로 줄었고 지점도 82개에서 52개로 줄었지만 영업재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증권은 유입된 자금으로 증권투자자보호기금에서 빌린 850억원을 연내 상환하고 고정자산(부동산)을 매각, 영업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또 959억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을 장기로 전환하고 1,772억원인 사채 및 어음 대지급금을 증권채 발행으로 전환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기 때문에 연말까지 영업용순자본비율이 258%까지 올라갈 것으로 동서증권측은 기대하고 있다.
■호라이즌 홀딩스 어떤회사인가
조세피난처인 카리브해에 있는 이 펀드는 약 120억 달러의 자산을 외환 부동산 귀금속 등에 투자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라이즌 홀딩스는 경영진을 직접 파견, 동서증권을 아시아투자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동서증권측은 밝혔다. 그러나 이 펀드가 금융기관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지사인 삼지파이낸싱을 통한 한국투자도 올들어 처음 시작된 점으로 미루어 부실기업의 경영을 정상시킨후 재매각, 차익을 얻는 「벌처펀드」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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