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총무경선을 끝으로 당체제 정비를 완료한 한나라당은 어떤 항로를 택하게 될까. 이를 가늠케 하는 포인트는 일단 두개다. 첫째는 예측불허 싸움에서 비당권파의 하순봉 의원이 당권·중도파와 범민주계가 밀었던 강삼재의원을 꺾고 총무에 선출됐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날 총재단회의가 『앞으로 모든 문제는 당지도부와 신임총무가 의견을 모아 「현실을 감안한」 좋은 방향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다.쉬운 것부터 말하면 우선 향후 대여관계는 종전과 달리 원칙과 현실, 강경과 유연을 넘나드는 신축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지도부가 일부 초재선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 『지방선거라는 현실이 있는 이상 선거법협상에서 여야가 합의한 내용과 미합의한 내용을 분리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정리한데다, 하순봉 신임총무도 유연성쪽에 보다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반면 하총무의 당선을 이끌어 낸 비당권파의 결속과, 민주계 일색의 당운영을 경계한 민정계 등의 반발은 6월 지방선거후의 당권갈등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피차 「세싸움」양상은 피했지만 결과적으로 비당권파가 그동안 공언해오던 잠재력을 과시하고 반민주계 정서가 표면화함으로써 계파간 견제는 한층 다이내믹하게 전개되리라는 얘기이다. 이는 역으로 당권파와 범민주계 등의 위기감을 부추겨 또다른 당내 세력 재편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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