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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이지만 남북대화 새틀/남북회담 결렬과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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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이지만 남북대화 새틀/남북회담 결렬과 향후 전망

입력
1998.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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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상호주의 원칙’ 분명히 천명/북측 현실인식이 재개시기 바로미터/당분간 민간차원 대화 모색할듯베이징(北京) 남북당국 대표회담의 결렬은 한반도문제 해결이 얼마나 난해한 과제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번 회담은 남북 쌍방의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이 확립된 후 처음 성사된 남북 당국자간 만남이란 점에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기대와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비료지원과 이산가족상봉문제를 병행처리하려 했던 남측과, 비료지원만을 우선 관철하려했던 북측의 입장차이는 어차피 재량권없는 회담대표의 힘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회담의제의 본질적 성격에 대한 남북간 인식차가 현격했다.

남북 양측은 각각 이산가족문제와 비료문제를 협상타결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두가지를 동시에 타결할 수 있는 것처럼 비치면서도 실제로는 중심의제의 우선순위가 달랐다.

특히 남측 대표단은 처음부터 회담성과에 집착하지않고 이른바 「상호주의」원칙이라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틀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이는 국민정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남북관계의 「실효적 접근」만이 한반도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측은 남측의 이같은 인식변화를 사전에 충분히 읽지 못했다. 북측은 회담벽두부터 「비료문제는 인도주의문제이고 이산가족문제는 정치문제」라는 납득할 수 없는 논리를 폈다.

북측이 판을 깨버린 1차적 이유는 복잡하게 설명할 것도 없다. 이산가족문제를 체제적 문제로 간주하는 북측의 대남정책기조는 여전히 「긴장무드」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남북관계이다. 당분간 교착과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모두 상대방에 공을 넘긴채 서로의 입장변화만을 기다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북측 전금철(全今哲) 단장도 회담결렬을 선언하며 『앞으로 북남관계에 역풍이 불고 후퇴가 되지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북측은 당분간 당국자간 대화방식을 우회, 교류협력을 명분으로 민간차원의 대화를 적극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측 역시 당국간 회담이 현안해결의 유일한 창구임을 인식하고 있는만큼 남북당국 대표회담의 재개가능성이 완전봉쇄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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