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문화체육부에서 이름을 바꾼 문화관광부가 관광을 21세기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17일 남북한 공동으로 금강산, 설악산권에 대한 관광개방을 추진하고 7대 관광권을 개발하겠다는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업무보고에는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특별조치와 함께 100대 국제관광축제를 개발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전체적으로 이런 구상은 기존정책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세기를 앞두고 정부의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이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IMF사태 이후 달러환율이 크게 올라 관광산업의 이점이 많고, 더욱이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는 점을 십분 이용해야 할 때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은 국가의 중요한 자원이다. 선진국 치고 관광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프랑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6,000만명이 넘는다. 다음은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중국 영국 순이고 한국은 30위에 머무른다. 크기가 서울시 만한 싱가포르의 96년도 관광수입은 135억 달러로 우리나라(54억 달러)의 2.5배였으며, 관광객도 우리의 2배인 730만명에 달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경치가 수려한 우리나라는 곳곳에 오랜 역사의 자취가 남아 있어 개발만 하면 관광과 각종 국제회의 유치에서 여건이 유리하다. 문화관광부가 7대 관광권으로 특화개발할 계획인 제주, 설악, 경주, 공주와 부여, 광주와 다도해, 부산, 서울, 수도권등이 모두 우수한 자연조건과 문화유산을 갖추고 있다. 그외에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또 개발할 만한 지역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관광업 육성에서 중요한 것은 관련부처 간의 협력이다. 우리나라를 중국인 해외자유화 지역에 포함되도록 함으로써 연간 100만명의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거나 「전통문화의 거리」인 서울 인사동을 살리는 일, 이천 도자기축제·진도 영등제 같은 지방축제를 활성화하는 일 등은 관련부처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성공할 수 있다.
도로표지판에 한글과 영문, 한자를 병기하고 대도시 주요 지점에 좀더 많은 관광안내소를 설치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할 부분도 많다. 보다 중요한 것은 관광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내 집과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관광산업을 키우는 기본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널리 인식시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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