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온통 인화성카펫 창문도 모두 밀폐/비상구도 없어 희생자들 대피조차 못해8명의 목숨을 앗아간 성남의 카라파라 호프집 화재는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였다.
소방서와 경찰조사 결과 사고가 난 건물은 계단과 복도에 모두 인화성 물질인 카펫이 깔려있어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발생, 사망자 모두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창문이 모두 밀폐된데다 별도의 비상구나 비상계단조차 없어 폭 1m가량의 출입문쪽에서 화염과 함께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밀려들어오자 희생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내부도 카펫과 플라스틱 장식물들이 설치된데다 벽과 천장은 물론 창문도 압축석면으로 막혀있어 화재 등 비상시에 취약한 구조였다.
불을 처음 본 호프집 종업원 강성민(20)씨는 『1층 입구에서 광고전단을 나눠주다가 건물에서 연기가 치솟아 뛰어올라가 보니 불길과 함께 심한 유독 가스가 발생해 대피했다』며 『건물구조상 손님들이 대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호프집 내부는 당시 아비규환의 상황을 보여주 듯 참혹한 모습이었다. 호프집 출입구쪽 일부만 화재의 흔적이 있었으나 내부전체에 유독가스가 가득차 소방관들도 방독면을 쓰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희생자중 6명은 출입구 반대편 구석에 쓰러져 있고 다른 2명은 창가쪽에서 발견돼 이들이 유독가스를 피해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건물은 연건평 296평짜리 지하1층 지상3층의 상가건물로 1층에는 옷가게 등 상가, 2층에는 병원, 3층에는 호프집이 있으며 지은지 15년정도 됐으나 그동안 소방점검에서 카펫이나 비상출구 등에 대한 시정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계단과 복도에 인화성과 유독성이 강한 카펫을 깔아놓아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그나마 병원과 옷가게가 영업을 마친 상태였으며 호프집도 막 영업을 시작, 손님이 많지 않아 불행중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건물에 자동화재탐지기 16개가 부착돼 있고 소화기도 6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으나 전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조사중이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성남병원과 소망병원에 분산안치돼 있다.<성남=김호섭·윤태형·손석민 기자>성남=김호섭·윤태형·손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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