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과거와 달라 대화구걸 안한다”○…회담개시 1주일을 넘긴 베이징(北京) 남북당국 대표회담의 타결 전망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우리측 대표단은 17일 재개된 수석대표 접촉에서 회담기간을 18일까지로 못박는 등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우리측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차관과 북한측 전금철(全今哲) 정무원 책임참사는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차이나 월드 호텔에서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으나 북한측이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시기를 추후 남북적십자 회담에서 논의하자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해 진전을 보지못했다.
○…수석대표 접촉 분위기는 시종 무거웠다. 수석대표간에 처음으로 비난설전이 오간 것은 물론이고 접촉결과의 비공개 약속도 북측이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깨졌다. 회담개시 이후 가장 험악한 분위기였다는 전언이다.
접촉후 정차관은 『북측에 우리 새정부는 원칙이 있으며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이번기회에 보여 주겠다』면서 『북측이 16일 「전향적으로 2가지를 제안했다」고 했는데 이는 면회소 설치문제를 6차 적십자회담때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는 것과 당초 비료 50만톤 요구를 30만톤으로 줄인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정차관은 특히 『전참사가 「이번에 무산되면 더이상 북남대화가 없다」고 하길래 「우리가 대화를 구걸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며 다소 격앙됐던 접촉분위기를 소개했다. 정차관은『북측은 비료만 받고 다른 문제는 미전향장기수 문제와 연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한 뒤 『상호주의 확립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측 전참사는 『남측이 정경분리, 인도주의 원칙을 주장하면서 면회소 설치 날짜를 못박자는 것은 거짓이고 위선』이라면서 『비료를 준다며 시간표까지 정하자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전참사는 면회소 설치에 따른 실무문제를 논의할 판문점 적십자회담 제의에 대해 『판문점은 지난 정권의 과오와 남북대결의 결과이며 한미간 공조의 장소』라면서『유고(김일성의 유고)시 부도덕했던 것과 쌀로 농락하려했던 것 등을 결산해야 판문점을 풀 수있다』는 억지주장을 폈다.
○…이번 베이징회담은 장장 17일이 걸린 63년 5월의 「도쿄(東京)올림픽 단일팀 참가를 위한 남북체육회담」(홍콩 개최)에 이어 두번째 최장기 회담 기록을 세웠다. 한국 기자들은 대부분 7∼10일간의 체류비자를 갖고 중국에 왔으나 체류기간이 길어지자 급히 중국 외교부·공안부에 비자연장을 요청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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