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자문관 “바트화 환투기 증거포착”아시아 금융위기의 원흉은 헤지펀드인가. 배리 에이켄그린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정책자문관은 16일 아시아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작년 7월의 태국 외환위기 직전 2개월동안 국제적인 대형 헤지펀드가 태국 바트화를 대상으로 환투기를 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에이켄그린은 헤지펀드가 태국 바트화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환투기를 해왔으나 외환위기 직전 거액의 바트화 매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외환부족 사태가 야기돼 결국 취약한 태국의 실물경제 상황과 맞물려 금융위기 사태가 초래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그러나 바트화 폭락에 이어 벌어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등의 통화폭락이 헤지펀드로 인한 것인 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당시 금융위기가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미국의 핫머니(국제투기자금) 탓이라고 비난했고 소로스는 말레이시아의 취약한 금융구조 때문이라고 반박해 논란이 빚어졌다.
헤지펀드란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험성 단기 투자자금. 현재 세계적으로 1,000여개의 헤지펀드가 활동중이며 투자자금 규모는 1,0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헤지펀드 가운데 일부는 통화가치가 고평가돼있는 국가를 골라 그나라 통화로 거액을 대출받은 뒤 달러화로 바꾸는 방식으로 그나라의 외환시장을 교란한다. 헤지펀드는 특히 그나라의 중앙은행이 환율방어에 나서면 더 많은 외화를 유출시켜 끝내 굴복시킨 뒤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를 그나라 통화로 바꾸어 대출금을 갚고 차익을 챙긴다.
작년 외환위기 당시 태국은 외국인(비거주자)에게도 내국인과 같이 거액의 바트화 대출을 해줘 헤지펀드가 외환시장을 교란할 수 있었으나, 우리나라는 비거주자의 원화 차입한도가 1억원으로 제한돼 헤지펀드의 교란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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