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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외국인투자 유치(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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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외국인투자 유치(社說)

입력
1998.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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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채상환 압박에 짓눌린채 대량실업까지 발등에 떨어진 상황에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는 시급한 과제다. 투기성 핫머니와는 달리 부족한 보유외환을 장기 안정적으로 늘려 외환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기업활력의 최대 걸림돌인 환율·금리안정의 터전이 된다. 기업 구조조정과 연계된 새로운 고용창출 파급은 경기침체와 실업대책의 최적 대안일 수 있다. 경쟁력 상실에 따른 경제활력의 타개책을 해외투자유치에서 찾았던 영국이 그 성공사례다.정부가 외국인투자 유치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정책구호와는 달리 막상 경제현장의 수용태세는 여전히 동떨어진채 따로 놀고 있다. 세계굴지의 실리콘 제조업체 다우코닝이 한국에 28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다가 토지취득등 까다로운 행정절차 때문에 말레이시아로 발길을 돌린게 엊그제인데, 최근에는 이스라엘 이스카사의 대한중석 초경합금 부문 매입상담이 노조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매각대금 일부를 위로금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함으로써 결렬됐다. 노·사간 사전 입장 조율도 없이 서둔결과가 앞으로의 외자유치에 오히려 악영향만 남겼다.

고용조정의 길이 열려있다지만 과연 개별사업장 노조가 순순히 따라줄지, 또 정부가 법에따라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보장할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외국인투자가에게 주시의 대상이었다.

정부는 외국인에 대해 기업인수·합병(M&A)전면 허용, 토지취득 자유화등 조치와 함께 외국자본 유치촉진을 위한 전담기구와 원스톱 서비스체제를 갖추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많은 외국인에게 한국은 여전히 한쪽으로는 푼다고 해놓고 또 다른쪽에서는 발목을 잡는 나라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외국인투자 종합지원실을 보강하겠다는 작은 약속조차 지키지 못해 인력충원에 대비한 무역센터내 사무실이 2개월이 넘도록 텅 비어 있다고 한다.

시책만 발표한다고 외국인투자가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사업하기 가장 좋은 여건이 마련되어야 외국기업이 찾아온다. 까다로운 행정규제와 부패관행, 유연성없는 노동시장,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 국민의식등 깨야 할 장벽이 산적해 있다. 아시아 18개국중 5번째로 투자환경이 열악한 나라로 지목되고 있는 현실이다. 모호하고 불투명한 제도는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하다.

대만에 이어 곧 중국 일본 유럽등지로 부터도 투자사절단을 맞게 된다. 립서비스나 번드레하고 말과 실천이 엇갈리는 현실이 외국인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 투자의욕은 커녕 그나마의 신뢰마저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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