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빅3’ 뭔가독립·자율성 등 공영성 확보. 구조조정 인사태풍. 부사장 선임 노사논란/KBS 내부반응“경영수완 검증된바 없지만 개혁성향 감안 일단 환영”한국방송공사(KBS)가 「박권상 신임사장」체제로 새 출범한다. KBS이사회(이사장 김채윤·金彩潤)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7층 루비룸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임사장에 원로언론인 박권상(朴權相·69) 전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장을 임명제청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홍두표(洪斗杓)전사장의 전격적인 사표제출 이후 사장 선임문제로 표류해온 KBS는 27일만에 새 출발선에 서게 됐다.
새 방송법 제정을 비롯한 방송구조 개편과 맞물려 방송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KBS사장 선임문제는 93년 3월17일 취임한 홍전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 이후 시작돼 지금까지 갖가지 진통을 겪어왔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오수성·吳壽星)은 홍전사장의 사의표명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박권상 사장-황규환 부사장」 내정설에 대한 진위와 선임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했고, 이사회는 25일 『사표를 낼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홍전사장의 사표를 반려했다.
사표를 재제출한 홍전사장은 결국 지난달 27일 이사회의 면직제청 의결, 31일 대통령의 면직 결정에 따라 1일 이임식을 갖고 5년여동안의 사장직을 마감했다. KBS는 이후 최동호(崔東鎬)부사장의 직무대리체제로 운영돼왔으나 조직이완현상이 가속화해 시청률 하락등 사내외적으로 전반적인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 여기에 이사회가 구조조정안 처리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자신들의 위상만 높이려 했다는 비판과, 공영방송의 맏형격인 KBS사장에 대해 정부가 임기(3년)보장의 전통을 세우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라 대통령의 임명절차를 거쳐야 하는 박내정자가 사장으로 취임한뒤 처리해야 할 현안은 크게 세 가지. 우선 홍전사장이 수신료 인상을 통한 재정구조의 공영화를 공론화하다 물러난 만큼, 수신료 인상과 내부구조조정을 통한 광고수입 의존비율의 축소, 시청자주권 확대, 방송의 독립성· 자율성등 공영성 확보가 시급한 현안 중의 현안이다.
다음은 지난 달 10일 노사구조조정팀이 합의한 구조조정안에 따른 대규모 인사문제. 2개 본부, 16개 국, 29개 부 폐지를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에 따라 신임 인사는 물론 간부 재배치, 문제간부 처리, 명예퇴직 후속인사등 대대적 인사태풍이 예상된다.
현행법에 따라 사장이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임면하는 부사장의 선임문제도 현안 중의 하나. 내정설이 파다했던 황규환(黃圭煥) 전KBS라디오본부장의 경우 자격요건문제로 노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던 만큼 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특정인을 거론하고 있지 않지만 반개혁적이거나 정치권세력을 등에 업은 인물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 사실이 알려지자 KBS는 박내정자의 개혁성향을 감안,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박내정자가 홍전사장만큼 경영적인 수완을 발휘할지는 검증된 바 없다』면서도 『원로언론인으로서 존경받는 만큼 산적한 현안을 신속히 처리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내정자는 서울대 영문과와 미 노스웨스턴대 대학원을 졸업, 55년 합동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투신했으며 한국일보 논설위원, 동아일보 편집국장, 논설주간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장등을 역임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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