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협상 추인싸고 심야 옥신각신전당대회로 지도체제가 정비됐음에도 한나라당은 여전히 「주인없는 정당」임이 15일 새삼 확인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총무가 쟁점사항들을 다시 협상하라』는 공허한 결론을 내기위해 무려 3시간30분동안이나 중구난방식의 무질서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총회가 끝난뒤 의원들 사이에 『곧 분당되겠어』(이한동·李漢東 부총재) 『도무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모르고 말들 하고 있어』라는 등의 험악한 말이 나올 정도로 의총회장은 무질서한 내부사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밤8시 의원총회가 시작될 때까지만해도 통합선거법 처리문제에 대한 국회안팎의 예상은 낙관적이었다. 직전에 조순(趙淳) 총재주재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더 이상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기존의 합의사항만으로 선거법을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총이 열리자 곧바로 상황은 급변했다. 사회를 본 이재오(李在五) 부총무는 열띤 자유토론에 회의장 분위기를 맡겼다. 발언을 신청한 20여명의 의원들중 대부분은 『총재가 나서 단식투쟁이라도 벌이고 우리는 농성이라도 하자』(이규택·李揆澤 의원) 『미합의사항이 우리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보이콧해야 한다』(황규선·黃圭宣 의원) 『연합공천이 금지되지 않으면 선거를 거부해야한다』(안상수·安商守 의원)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안대로 표결 처리하자』(이국헌·李國憲 의원)는 등의 강경발언이 줄을 이었다.
이러자 신상우(辛相佑) 부총재가 세 차례나 발언대에 나서 『우리에겐 밀어붙일 시간이나 역량이 없다』며 『총재단에게 일임해 달라』고 유화론을 개진했지만 야유를 받는등 대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순총재도 마이크를 잡고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법이므로 미진하지만 합의결과를 받아 들여달라』고 총재단회의 결과의 추인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결국 이부총무는 저녁 11시30분께 재협상, 합의·미합의사항 분리처리안을 놓고 표결로 당론을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결과는 물론 강경분위기에 밀려 재협상안이 다수결로 채택됐다. 그러자 분리처리안을 염두에 두고 있던 총재단과 이총무는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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