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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학문원료’ 잘 활용하면 엄청나게 유익/김종욱(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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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학문원료’ 잘 활용하면 엄청나게 유익/김종욱(발언대)

입력
199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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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자 특집토론 「한글전용이냐 한자혼용이냐」를 보고 한자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미리 밝혀두는 것은 나는 한글이나 한자 관련 학자가 아니라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이다.한자교육이 중요한 첫번째 이유는 각종 저술이나 출판을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자는 표의문자로서 한 자가 한 낱말을 뜻하고 있다. 한자로만 저술된 중국 책 하나를 모두 한글로 번역하면 약 다섯 배 분량이 된다. 때문에 한자를 잘 활용하면 각종 저술이나 출판에 엄청난 절약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일본의 경우 도서출판에 한자를 적당히 활용해 연구 내용을 매우 경제적인 분량의 쪽수로 인쇄해낸다. 이들은 중국인이 만들어낸 한자로 자기네들이 새로운 단어를 많이 만들어 쓸 정도로 한자를 잘 활용하고 있다. 국제 금융거래중 「금융선물거래(金融先物去來)」라는 말이 있다. 이 거래에서 일본인들은 네아라이(値洗)라는 새 단어를 만들었다. 그날 그날의 선물 거래한 가격을 그날의 종가(終價)로 계산해 증거금을 정산하는 행위를 뜻한다. 한자로 겨우 두 자이지만 영어로는 「Daily Mark To Market」이라는 여러 단어를 필요로 한다. 사회과학 용어는 될수 있으면 이처럼 한자를 이용해 적은 글자수로 많은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자교육을 통하여 우리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무릇 교육은 모든 것을 깨우치는 것이다. 종교 철학이나 학술 문학 예술 등 높은 수준의 교육을 위해서는 특히 한자교육이 절실하다. 한자교육을 통해서 중국의 고전과 선조들이 저술한 훌륭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수준 높은 한자교육이 국민들을 수준높은 학문의 세계로 이끌 것이며 이는 결국 사회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된다. 때문에 한자교육은 절실한 것이며 한자는 「학문의 원료」임을 주장하고 싶다.<한일은행 남대문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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