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낮 여의도 63빌딩 한 음식점에서 열린 자민련 의원총회의 하이라이트는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JP))총리서리와 박태준(朴泰俊·TJ)총재의 만남이었다. JP가 총리서리 취임이후 의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데다, 최근 JP와 TJ가 수도권 연합공천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당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면서도 은근히 뼈있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30여분 늦게 의총에 참석한 JP는 인사말을 통해 『총리실로 간 지 꽤 됐지만 아직도(서리) 딱지가 떨어지지 않아 조심스럽게 지내고 있다』며 『박총재 중심으로 당을 잘 이끌어 가고 있는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JP는 이어 『수도권 후보선정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사람을 고르는데는 이 소리 저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라고 TJ를 다독거린 뒤 『총리임명동의안에 대해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복종할 것이고 그런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TJ는 『선동렬(宣銅烈) 선수처럼 거의 완승하는 투수가 있는가 하면 포볼을 자주 던지는 투수도 있다』며 『수도권 후보공천과정에서 이 사람이 포볼을 내주었다고 생각해달라』고 일단 「겸양」의 모습을 보였다. TJ는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신을 말하지 않고 결정된 뒤 이러쿵 저러쿵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TJ는 이어 『대통령의 치밀한 지시를 그대로 실행하기만 해도 국민의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추켜올린 뒤 『총리를 모시고 이런 말 해서 송구스럽지만 장관들이 대통령의 뜻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은근히 JP를 겨냥했다. JP는 의총참석을 통해 자신이 자민련의 실질적 주인임을 은근히 부각 시켰다. 핵심측근인 김용환 부총재를 당무 전면에 내세운 JP의 입김이 강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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