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박성용(朴晟容) 금호그룹 명예회장과 최종률(崔鐘律) 전 경향신문사장을 이사장과 사장으로 맞아 들이면서 운영에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두 사람은 널리 알려진 문화애호가이자 기업을 경영해 본 경험자로서 문화와 경영마인드를 겸비, 문화기관 운영의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기업인으로는 최초로 이사장에 임명된 박씨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13일 사장·이사장과의 기자간담회는 이러한 기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박이사장은 『경영을 책임진 사장을 열심히 돕겠다』면서 『기업의 문화후원을 얻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는 말로 이사장의 역할에 대해 얘기했다. 박이사장은 또 『대통령이 1년에 네 차례는 여기 와서 공연을 보도록 건의하겠다』며 문화를 중히 여기는 인식의 확산에 앞장 설 것을 강조했다. 이사장자리가 더 이상 명예직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말이었다.
박이사장은 소문난 음악애호가. 틈만 나면 클래식음악회를 찾고 외국출장 길에도 음반부터 챙긴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금호미술관에서 지난해 6월부터 매주 열리는 음악회도 그가 만든 것이다. 그 자신부터 돈을 내고 입장하는 이 단골청중은 발목이 삐어 목발을 짚고 나타난 적도 있다. 그는 90년 금호현악4중주단을 창단해 한국의 대표적 실내악단으로 키웠다. 호화·대형공연에 돈을 대는 식의 1회성 생색내기와 대조적으로 당장 표는 안 나지만 문화의 속살을 찌우는 장기투자를 택한 것이다. 백건우 정경화 정명훈 장영주 등 30여명의 연주자에게 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을 무료제공하고 좋은 악기를 구입해 이유홍(첼로), 줄리엣 강(바이올린)등 10여명의 유망연주자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서울에 한옥지붕의 멋진 음악당을 짓는 그의 꿈에 한 가지가 더 보태졌다. 바로 예술의전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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