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대한 교육부 업무보고중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이다. 매년 20∼30%씩 사교육비를 줄여나가 몇년안에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장단기 대책을 추진하겠다니, 과외비 조달에 허리가 휠 지경인 국민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이다.획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세우기 위해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하는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 연내에 구체적인 경감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대학입시 제도개선과 함께 사교육비 문제를 중점과제로 자리매김한 것도 그렇다.
여러가지 장단기 대책가운데 특별예산 1,000억원을 투입해 과외수업을 교내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은 5월부터 당장 시행할 계획이라 하니 성급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이는 지금도 시행중인 보충학습 형태를 발전시켜 되도록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함으로써 과외유발 요인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이해되는데, 우리는 이 계획의 사활이 우수강사 선정에 달려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학원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지금 초등학교 예체능이나 영어 컴퓨터 보충학습 지도는 해당학교 교사들과 경험 있는 학부모들에게 맡겨져 있다.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열성을 기울이고 있으나 방과후 보습학원을 찾는 학생이 줄지않는 것을 보면 효과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중고교 보충학습은 더욱 외면당하고 있다. 학생들이 외면하는 강사진으로는 과외요인을 교내로 흡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방과후 비싼 비용을 감수해가며 찾게 되는 외부의 우수한 강사진을 교내로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예산을 아무리 써도 소용없다는 인식 위에서, 교사의 사명감과 자질을 향상시켜 과외공부의 수요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도 당부한다.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대입제도 개선의 방향을 사교육비 경감에 맞추어 폭넓은 독서가 논술시험과 면접에 유리하도록 독서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객관식 문제 투성이인 암기식 입시문제에 강한 「선수」만들기가 과외 수요의 주 요인이라는 점에서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이 유리한 제도가 정착된다면 과외수요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더 욕심을 낸다면 논술이나 면접 뿐 아니라 일반 교과목에도 교과서 이외의 교양독서량이 큰 영향을 미치는 입시제도를 연구해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반복 주입적인 암기량보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훈련을 쌓은 학생이 유리한 제도가 된다면 과외는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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