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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딸 ‘숨진 엄마곁 열흘’/아사직전 발견…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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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딸 ‘숨진 엄마곁 열흘’/아사직전 발견… 중태

입력
1998.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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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사업차 집비워2년6개월 된 여아가 숨진 엄마 곁을 열흘이상 지키다 아사직전에 발견됐으나 중태다. 14일 오전11시30분께 경북 영천시 청통면 원천2리 고모(50)씨 집 2층에 세든 양모(33·무직)씨 방에서 양씨의 아내 이위숙(30)씨의 시신 곁에 딸 지원양이 탈진해있는 것을 양씨가 발견했다. 지원양은 심하게 부패된 어머니의 팔을 베고 누운채 거의 실신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산시 경상병원측은 『아이의 탈수증세가 심한데다 숨진 이씨의 시신에서 나온 병균이 몸속으로 번져 패혈증세가 악화해 생명이 위중하다』며 『숨진 이씨는 부패정도로 보아 사망한지 최소한 열흘, 길게는 보름정도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3일 사업준비를 위해 아내와 딸을 언니집에 보낸뒤 고향에 내려갔다 최근 아내가 집에 온다고해 전화를 여러차례 했으나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밥상위에 먹다 남은 밥과 라면이 있었으며 바닥에는 빈 주전자와 1.5ℓ짜리 물통이 놓여있어 지원양이 숨진 엄마를 깨우다 지쳐 물을 마시고 생명을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밥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피묻은 휴지들은 지원양이 엄마 몸에서 흐른 피를 닦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원양의 고모(44)는 『지원이가 평소에 워낙 영리해 목이 말랐으면 혼자 물을 먹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혼자서 열흘이 넘게 살아 남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이씨 몸에도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평소 지병인 심장병을 앓아온 이씨가 발작을 일으켜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대구=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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