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동맥 경화 따라 협심증·심근경색 나타나/조금만 빨리 걸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MRI·CT검사로 진단… 최근엔 PET검사 ‘정확’최근 보도에 따르면 IMF이후 돌연사(突然死·심장마비)의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실직, 부도위기등에 따른 심각한 스트레스로 돌연사의 주원인인 협심증·심근경색증환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심장질환은 그 종류가 무척 많다. 흔한 질병만 해도 선천성 심장질환, 심장판막질환, 부정맥, 협심증·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식생활이 좋아지면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관상동맥질환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여기에 해당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매년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관상동맥질환 때문에 사망할 정도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다른 것은 선진국을 따라가더라도 질병만은 모방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관상동맥질환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 즉 돌연사는 대부분 관상동맥질환이 원인일 정도로 갑자기 건강에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아 더욱 조심스럽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진단법과 치료법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분야가 관상동맥질환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성인병 예방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이 동맥경화증의 예방이다. 동맥경화증은 건강에 치명상을 입히는 관상동맥질환과 중풍의 일종인 뇌경색의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뇌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면 뇌경색이 되고, 심장의 동맥인 관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심하게 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된다.
즉 심장근육에 신선한 혈액을 공급하는 관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생겨 좁아지면 빠른 속도로 걸어가거나 계단, 언덕길등을 올라갈 때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3∼5분간 가만히 안정하면 답답하고 아픈 증상이 감쪽같이 없어진다. 물론 더 악화하면 가만히 있을 때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협심증이다.
반면 심근경색증은 그저 관동맥이 좁아지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막혔을 때 발생한다. 동맥이 꽉 막혀 심장조직이 파괴되므로 협심증에 비해 훨씬 더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의 지속시간도 30분 이상으로 훨씬 길어진다. 이같은 증상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애매하면 전문가도 진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
협심증이 의심되면 우선 운동부하검사를 시행한다. 가만히 안정하면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정도의 운동을 하면서 심전도, 초음파검사등을 실시한다. 협심증 때문에 혈액순환이 좋지 않으면 심전도에 이상이 나타나고 초음파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을 발견할 수 있다.
관절염등으로 운동을 못하는 환자에겐 약물을 투여해 부하검사를 하기도 한다. 약물부하 심초음파검사, 약물부하 심근스캔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픈 사람이 운동부하검사나 약물부하검사에서 이상소견을 보이면 협심증환자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은 환자는 이런 정도의 검사만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엔 보다 세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즉 관상동맥의 어느 부분에, 얼마나 심하게 동맥경화가 발생했는지를 알아야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관상동맥조영검사를 시행한다. 환자 사타구니 부위의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넣어 관상동맥에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동맥을 촬영하는 검사로, 협심증의 진단과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
최근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협심증의 진단과 수술전 평가에 정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검사는 심장근육 내의 혈액순환상태는 물론 기능까지 파악할 수 있다. 즉 혈액순환이 원활한데도 심장근육이 이미 피괴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혈류가 없어도 아직 살아 있는 근육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면 수술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도 진단에 이용된다. 나선식CT등 새로운 심장영상진단법도 관상동맥수술 후 결과평가에 이용될 때가 있다. 관상동맥 내부를 직접 들여다 보고 혈류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관동맥내 초음파 및 도플러검사도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서정돈 객원편집위원·성균관대의대학장>서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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