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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장식론’/박래부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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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장식론’/박래부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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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잃어가는 때문이다…> 홍윤숙씨의 시 「장식론」은 이렇게 이어진다. <…씻은 무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었겠는가…> 「장식론」은 젊음을 잃어가는 쓸쓸함을 장신구로 자위하려는, 여리고 부질없는 여심을 노래한 좋은 시다.외채상환 금모으기 운동본부는 지난주 「바람직한 장신구 문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여기서 발표된 「금소비 행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동덕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수원여전등 서울과 인근의 여대를 나온 여성 대부분은 14∼18K 금반지를 졸업기념품으로 받았다. 23개 대학 중 남녀공학은 시계나 도장등 실용적 물건으로 정한데 비해, 여대는 대개 금반지를 택함으로써 장신구에 대한 여성의 선호가 변함없음을 보여주었다.

조사에 따르면 543명의 일반인 응답자 중 69%가 「금제품이나 보석을 사용하는 때」로 「결혼예물 준비」를 꼽았다. 그러나 과반수 이상은 「결혼예물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66%)고 답했고, 「금열쇠와 금거북등은 선물로서 적당하지 않다」(56%)는 반응을 보였다. 또 「금소비를 줄인다면 그 이유가 금모으기에 영향을 받아서」라고 답변한 사람이 45%에 이르러, 금모으기가 장신구 문화까지 변화시키고 있음을 나타냈다.

크기는 작더라도 정서적 위안과 기념품으로서의 가치는 큰 것이 장신구다. 아직도 우리 보석상에는 진부한 형태의 금거북이나 돌반지등이 가득하다. 산업적으로 볼 때 장신구를 보다 세련화·실용화시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해야 한다. 또한 돌에는 반지 대신 아이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결혼식 때는 사랑의 증표면 충분할 정도의 비싸지 않은 예물을 주고받는 문화로 바꿀 때가 되었다. IMF사태와 금모으기는 그런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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