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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하나코/귀화 일본인·무용가(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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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하나코/귀화 일본인·무용가(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8.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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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백화점 등 자체버스 운행 낭비 아닌가요”내가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은 우리나라(한국)가 이렇게 어려워지기 전에 느꼈던 일들이다. 아침에 아파트단지내를 돌아 아이들을 태우고 가는 유치원버스를 많이 본다. 문득 내가 일본에서 유치원 다닐 때를 생각했다. 근처에서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 모여 당번아이 엄마가 아이들을 유치원까지 데려다주곤 했다. 노란 모자를 쓰고 줄을 서서 갔다. 집에 갈때도 마찬가지이다. 걸어서 20분 걸리는 거리였는데 유치원버스는 없고 노선버스나 마을버스같은 것도 없었다. 일본에서는 요즘도 그렇게 다닌다.

나는 서울에 있는 학원에서 일을 하는데 가끔 문의전화가 와 학원버스가 있느냐고 묻는다. 우리 학원에는 버스가 없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2학년짜리도 혼자 일반버스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버스가 없으면 자녀를 못보낸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나도 초등학생때 한시간 전철타고 학원에 다녔다. 물론 일본은 치안이 좋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도 좋은 편이다. 그러니까 학생들을 모으기 위해 학원버스를 운영하고 엄마들이 그것을 원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큰 차에 운전기사, 파출부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여든세살(돌아가실때)까지 집에서 전철역까지 15분 걸어 한시간 전철타고 회사를 다니셨다. 차가 있었지만 주말에 할머니와 외출하실 때를 제외하곤 이용하지 않았다. 할머니도 파출부를 절대로 부르지 않았다. 일본의 보통 집보다 넓은 2층집인데 아침에는 집앞 길을 쓸고 아침식사 준비하고, 하루종일 집안청소하고, 시장보러가고, 저녁식사준비를 했다. 그 나이가 되시도록 자신이 할 수있는 일은 절대로 남에게 맡기지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온 나에게는 학원 백화점등의 버스나 운전기사, 파출부를 고용하는 일들이 모두 낭비라고 생각된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 나라 경제를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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