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巨野)의 야전사령관이 되고 싶다」 한나라당 계파수장들이 부총재에 임명된 후 당 중진·중견의원들의 시선은 이제 원내총무 경선에 집중되고 있다. 동료의원들의 직선으로 선출되는 만큼 원내전략이나 대여협상에서 큰 권한을 갖는 「실세」가 되는데다, 차세대 지도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 신한국당 시절을 포함해 한나라당이 원내총무를 실질적으로 경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의미도 상당하다.이런 이유로 16, 17일께 실시될 경선출마를 위해 벌써 10여명의 의원들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선을 화합속의 축제분위기로 치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경선에 도전할 의원들도 『계파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져 또다른 갈등이나 분열의 단초가 생겨서는 곤란하다』며 공정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쉽게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경선의 성격상 4·10전대과정에서 잉태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세(勢)대결 양상을 피하기 어려운데다 지방선거후 실시될 총재경선의 전초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 당권파 후보로는 이상득(李相得) 현 총무와, 이한동(李漢東) 부총재측인 현경대(玄敬大) 의원이 거명된다. 비당권파에선 강재섭(姜在涉) 목요상(睦堯相) 박희태(朴熺太) 신경식(辛卿植) 하순봉(河舜鳳) 의원 등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변정일(邊精一) 의원도 빠지지 않는다. 중도파에선 강삼재(姜三載) 김중위(金重緯) 제정구(諸廷坵) 김호일(金浩一) 의원 등이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중에서 주목되는 후보는 강재섭의원. 차세대 리더를 꿈꾸는 그는 경선에 출마할 경우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본의 아니게 집중견제를 받아 상처를 입을 것을 우려해 고심중이라는 후문이다.
경선 예비주자들이 저마다 소속의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득표전에 나서자 당권파와 비당권파측은 조만간 후보조정 작업을 통해 대표주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한쪽에서 여러 후보가 난립할 경우 상대측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삼재 의원 등은 『자유 경선이 되지 않고 계파별 세대결로 비화될 경우 뜻을 접을 계획』이라고 말하는 등 반발기류도 만만찮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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