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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관광진흥책/이병일 수석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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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관광진흥책/이병일 수석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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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나이(稚內)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북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다. 소야(宗谷)해협을 사이에 두고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사할린과 마주보고 있다. 인구는 5만명 정도로 일본 어선들이 북양에서 잡는 물고기나 게의 대부분이 이곳으로 모여든다.일본 국민들조차 잘 알지 못했던 와카나이시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83년 9월1일 승객 및 승무원 269명을 태운 대한항공(KAL) 007편 점보기가 이곳 앞바다 상공에서 소련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당했을 때부터다.

당시 와카나이시민들은 KAL의 불행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이 사건으로 와카나이가 널리 알려져 관광진흥에 도움이 될거란 기대감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사건을 취재하러 모여든 한국기자들에 대한 이들의 친절은 지금도 기억날만큼 따뜻했다.

와카나이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도쿄(東京)발 와카나이행 비행기승객중 관광객들에게 일률적으로 5,000엔(5만5,000원)씩 지원하는 기발한 관광진흥정책을 펴고 있다. 관광 보조금은 이곳 특산물인 게를 사먹는데 사용토록 하고 있다. 이때문에 도쿄발 와카나이행 비행기는 항상 만원이라는 일본 신문의 보도다.

처음 이를 시작할 때 6,700만엔(7억3,7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한달여만에 바닥나 계속 세 번에 걸쳐 증액, 4월까지 도합 2억엔(2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와카나이시는 이같은 관광 보조금 지원으로 약 10억엔(110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관광진흥은 무엇보다 친절한 접대와 함께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앞서가는 자치단체임이 틀림없다. 한국도 관광철을 맞았고 지방자치를 실시한지 3년이 됐지만 이처럼 관광진흥에 몸부림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투자와 아이디어 없이 관광진흥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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