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날 예년과달리 ‘썰렁’/이종범不在·정권교체 영향?『종범이도 없는데 해태가 우승할 수 있겠소. 이젠 다른데도 우승해야지』
매년 프로야구 개막일은 구도(球都) 광주의 축제날. 무등경기장의 1만5,000여 관중석은 늘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찼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완연하게 달랐다. 고작 6,000여명만이 입장, 관중수가 절반에도 못미친데다 관전분위기도 한결 차분해졌다. IMF여파와 이종범(李鍾範) 등 스타선수들의 해외진출 때문일까.
『전에야 해태가 우승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지요. 그렇지만 이젠 어디까지나 스포츠는 스포츠로 보는 거죠』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야구장에 나와있던 김대호(37·광주 동구 금남로5가)씨는 『한풀이를 겸한 야구 관전은 이제 끝났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변화한 분위기가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사실과 관련이 있다는 시사였다.
프로야구 17년 역사에서 해태타이거즈는 무려 9번의 「대권」을 거머쥐며 나름대로 광주시민들의 카타르시스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 그러나 이제 광주시민들은 프로야구를 통한 대리만족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게됐다는 표정이다.<광주=이동훈 기자>광주=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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