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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가야할 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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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가야할 길(사설)

입력
1998.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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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0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체제를 갖추고 명실상부한 야당의 길로 들어섰다. 대통령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계파간 갈등만 증폭시켜온 한나라당이 설혹 봉합차원의 지도체제지만 모양새를 갖추었다는 것은 야당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한나라당은 이질적 구성체다. 또 구성원 대부분이 야당을 해본 경험이 없는 여당체질형 정치집단이다. 그만큼 앞으로 야당노릇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야당도 하기에 따라 집권여당 못지 않은 힘을 보유할 수 있다. 실제 한나라당은 원내 다수당인 만큼 구성원 모두가 합심협력한다면 엄청난 정치적 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

우선 내적으로 멋진 야당을 할수 있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김영삼·김대중으로 대변되는 옛 야당은 집권당의 그칠줄 모르는 정치공작에 선명성으로 대응하여 그 존속의 의미를 찾았고, 이를 지렛대로 하여 차례로 정권창출에 성공했다. 또 계파간 갈등이 언제나 당을 괴롭혔지만 이를 경쟁과 협력의 관계로 설정하여 이겨냈다. 한나라당의 지금 처지도 두김시대 야당입장과 별로 다를게 없다. 계파간 갈등이 적지 않은데다 소여(小與)가 여소야대 정치구도를 계속 방관하지 않을게 분명하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갈등을 선의의 경쟁으로 승화시키고 여당의 정계개편 압력을 단합으로 물리치는 길뿐이다.

공동집권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 조직이 일사불란한 명령체제로 꾸며진데 비해 한나라당은 이제 다양한 소리가 터져나오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조직의 경쟁력은 일방적인 하향형보다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어야 생동감이 있다. 여기에서 조직의 경쟁력이 생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생존경쟁력은 여당보다 못할게 없다.

외적으로 한나라당은 이 조직의 경쟁력을 이용하여 대여(對與)경쟁에 나서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오랜 집권경험이 축적된 정당이다. 그만큼 사람이 많고 정책 결정의 선후완급을 구분할 능력을 갖고 있다. 옛 야당이 「존재의 무기」로 사용했던 무조건적인 비판과 반대의 자세를 버리고 건전한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 이를 정부시책에 반영시키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대선이후 한나라당의 자세는 그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이제 그 이유에 대한 변명을 해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은 집권당 시절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건전한 여당이 있다고 주장했다. 건전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나라당은 후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길은 집권당과의 정책경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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