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가지 재료·장인정신으로 年5,000만원 고소득/전국 문의 쇄도… 가입조건 ‘수익10% 이웃돕기’호떡장수가 체인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여느 체인사업과는 달리 가맹점은 반드시 이익금의 일부를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경기 일산신도시에서 「황가네」 호떡집을 운영하는 황호선(黃鎬善·41)씨는 11일 「황가네 식품」이라는 상호로 경기 양주군에 식품가공업인허가신청을 냈다. 또 황가네호떡에 대한 상표 및 특허권(서비스권)을 지난달 31일 출원했다.
황씨는 국내 최초의 호떡 체인사업을 위해 수질검사와 위생교육을 받고 한달 가까이 준비했다.
일산신도시 주엽역 인근에서 4년째 호떡을 팔아온 황씨는 22가지 재료를 넣은 쫄깃쫄깃한 특미호떡과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일산호떡집들을 평정했다. 3개에 1,000원 하는 호떡장사로 황씨부부는 연 5,000만원대의 고소득을 올렸다. 이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중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도래하자 노하우를 묻는 전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황씨는 처음에 인근 호떡집들에 밀가루반죽을 대주는 정도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었으나 지방에서까지 개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생겨 체인사업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컨설팅회사에 다니던 사돈 최선구(崔宣求·37)씨와 최씨의 동료 조기홍(曺琪洪·42)씨가 합류했다.
지난달 23일 황가네식품 체인사업부가 발족한 뒤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 11개 체인점이 문을 열었고 기술을 전수받아 체인점에 반죽을 대주는 지역총판도 부산 청주 원주 등에 3곳이 생겼다. 지역총판들은 이미 6개의 체인점을 모집했다. 호떡굽는 기계 등 체인점 설비에 400만원, 재료공급 보증금 200만원으로 가게가 들어설 공간만 확보하면 체인점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호떡장사를 하겠다며 찾아와 방문상담을 한 사람만해도 전국에서 300명이 넘는다. 서울 경기 인천지역 상담자 180여명중 149명이 실직자들로 30∼40대가 대부분이다. 상담자들은 재벌그룹사 명예퇴직자, 전직공무원, 현직 대기업과장 등 다양하다.
황가네식품은 연간 3,500만원(2인기준)대의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사업장소 등에 대한 현지조사를 거친 뒤 계약한다.
황가네 식품의 체인점 가입조건은 「특별」하다. 수익금의 10%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야 한다. 또 매일 새벽 배달되는 반죽은 반드시 그날 써야 하고 남는 재료는 호떡을 만들어 인근 탁아소나 양로원에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건축업 폐비닐재생사업등 갖가지 사업을 하다 실패한뒤 호떡장사를 시작한 황씨는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고 실직자들이 다시 일어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체인사업을 생각했다』고 말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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