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생활하기 불편하시지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31년만에 귀국한(지난해 7월) 나에게 많이들 이렇게 물어온다. 뭐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 하지만 나에겐 한국에서 영 이해할 수 없고 눈뜨고 보기 힘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 주변 의사들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고 그 중에는 암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동료들도 있다는 점이다.사실 흡연의 역사는 길다. 중남미에서 종교의식으로 시작한 흡연의 풍습이 15세기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현재 전세계 어느곳에서나 흡연이 성행되고 있고, 12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는 담배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
흡연이 인체에 끼치는 해로움은 1600년대부터 여러가지로 거론되었지만 1950년 처음으로 흡연이 폐암의 원인으로 제시되면서 미국에서는 서서히 금연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80년대부터 흡연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미국은 그 위협적인 「슈퍼 301조」를 들먹이며 일본 대만 한국등 아시아전역에 담배수출을 대폭 증가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 86년부터 87년 한해 사이에 담배수입이 무려 1,115%나 증가하기도 했다.
담배는 폐암의 주요원인이 되는 외에 췌장암 신장암 백혈병 뇌와 경부암등을 일으킬 수 있고 기관지 심장 혈관질환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상의 50억 인구중 5,000만명이 담배로 사망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매년 300만명이 담배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데 사망에 이르기전에 치러야 하는 각종 질병의 치료비가 천문학적인 수치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오늘도 길가에 뒹구는, 또 병원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보면 나는 슬퍼진다. 그 꽁초들이 풍화작용에 의해 완전소멸이 되려면 최소한 3,4년은 걸린다하니 그동안 우리는 담배꽁초로 얼마나 많이 우리의 국토를 더렵혀야 하는가. 왜 정부는 담배인삼공사까지 두어 국민에게 담배를 권장하며, 또 의사협회 의학협회등에 관계하는 의사들은 국민을 위해 금연운동은 못펼치더라도 자신들만이라도 먼저 담배를 끊지 못하나.<울산대 의대 교수>울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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