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맨스필드 전 주일본 미국대사가 3월24일 미국상원에서 연설했다. 올해 95세인 맨스필드씨는 자신이 상원 민주당원내총무였던 시절 의원들은 수염도 깎지 않고 넥타이도 매지 않은채 공민권문제 등 의제를 24시간 토의했다고 회상하고 후배의원들에게 의안을 보다 철저히 심의할 것을 촉구했다.그는 「의원들은 관용과 존경 그리고 자제심을 바탕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하고 잔재주꾼을 뒤에서 조종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설의 원고는 63년에 하려고 써놓았다가 케네디대통령 암살사건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을 되살렸는 데도 내용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일본 인사원은 최근 공무원용 윤리독본을 제작, 정부 각부처에 배포했다. 공무원의 행동 및 윤리의식을 고양하기 위한 것으로 이같은 독본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장성과 일본은행 간부들이 부정접대를 받는등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행위가 사회문제화된 것이 직접적인 발행원인이 됐다. 30쪽으로 이뤄진 이 독본은 「직권이나 직위를 이용해 뇌물을 받으면 징계면직되고 퇴직금도 받지못하며 연금도 깎인다. 가정도 파괴되고 사회에서 싸늘한 대접을 받게 된다」고 경고하는등 공무원들에게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국회의원들과 고위 공직자들의 행동 및 윤리의식은 어떠할까. 국회의원들이 수염도 깎지않고 24시간 국사를 논의했다는 소식을 들은 일이 없다. 오죽하면 국회의장이 금년에 국회가 다섯번 열렸는데 한 일은 추경예산심의뿐이라고 질책했겠는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식이 이러할진데 이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행동 및 윤리의식인들 반듯할리가 없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때까지만 어물어물 넘기면된다는 식의 복지부동이 만연하고 있다는 서울시장직무대리의 한탄이 이를 대변한다. 나라가 어려운 때 일수록 공직자들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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