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잘돌봐야” “나도 장애인이다” 다양한 지원책 당부『한국인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한(恨)」을 갖고 있습니다. 이 한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여러분들의 역할입니다』
10일 오전9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복지행정의 뼈대를 「한의 사회학」으로 설파, 주목을 끌었다.
김대통령은 먼저 한의 의미를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자 풀릴 때까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근원적인 정서』라고 정의한 뒤 『이 한이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낙심하고 저항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한은 복수가 뒤따르는 「원한」과는 다른 것』이라면서 옛날이야기 하듯 전래동화의 주인공들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했다.
『흥부의 한은 배불리 먹는 것이었다. 착하게 살아 부자가 돼 한이 풀리자 흥부는 자신을 그렇게 못살게 굴던 놀부를 오히려 잘 모시지 않았나. 별주부전의 토끼도 살아서 용궁을 빠져나가겠다는 바람이 이뤄졌을 때 자라에게 복수하지 않았다. 춘향이의 한도 이도령을 만나는 순간 모두 풀어졌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풀이의 요체인 「사람다운 삶」의 의미를 「사회에 쓸모있는 존재라는 자부심을 느끼는 삶」으로 풀이했다. 소외계층을 덮어놓고 구제하기보다는 능력껏 일하면서 돈도 벌고 보람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는 시사였다.
김대통령은 특히 장애인복지와 관련해서는 『나도 장애인』이라며 『장애 정도와 본인의 희망에 따라 직장알선, 직업훈련, 공동작업장 설립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춤복지」를 당부했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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