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업체 위기 외면,벤처창업만 관심/투자지원실은 2개월넘도록 텅 비어정부 각 부처들이 외자유치나 벤처기업육성등 경제현안과 관련, 현실을 외면한채 아이디어 경쟁만 벌여 실효성을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연간 3,000여개씩 벤처기업을 창업시킨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으나 기존 벤처기업들은 당장 운영자금을 마련못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각 부처들이 외자유치 원스톱체제에 경쟁하고 있으나 현재 한국을 찾아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태세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벤처기업인들의 모임인 벤처협회는 10일 「벤처기업 애로사항 해결과제」라는 자료를 통해 『정부가 벤처기업 창업쪽에만 관심을 기울여 어느정도 성공가능성이 입증된 기존 벤처기업들을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특히 기존 업체들의 어려움을 ▲신용보증 ▲세무 ▲인력 ▲수출 ▲규제등으로 나누어 전 분야에 걸쳐 벤처기업육성의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마리텔레컴 장인경(張仁敬·47) 사장은 『창업 벤처기업들의 3년후 생존확률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10%에 못미친다』며 『신규창업을 위해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험이 끝난 벤처기업의 생존과 해외시장개척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진정한 벤처대책, 실질적인 실업대책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사장은 특히 『개발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이 끝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벤처기업은 줄잡아 300개는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중 상당수는 당장 운영자금이나 시장개척자금이 없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의 벤처대책은 씨앗만 뿌리겠다는 것이지 열매를 거두겠다는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벤처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벤처정책을 이용하려면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벤처기업의 경우 고의로 부도를 내고 인력과 조직을 3∼4개로 쪼개 다시 창업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가 경쟁하고 있는 외국투자유치도 전략수립 경쟁에만 매달려 찾아온 투자자들을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투자자들의 첫 창구인 외국인투자종합지원실은 말만 인력을 보충하겠다고 해놓고 3개월이 넘도록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인력충원에 대비해 무역센터내에 확보해 놓은 지원실은 2개월이 넘도록 텅 비어있으며 외국인투자지원은 구호로 그치고 있다.
외국투자자를 알선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말보다 투자에 대한 외국인의 문의가 20%이상 늘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새정부 들어 변한 것은 별로 없어 외국인들이 실망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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