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가 지난 2일 입주한 태평로 대경빌딩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정치일선 복귀를 위한 기지개를 켰다. 언론과의 공식대면은 대선패배후 처음. 새 사무실을 공개한다는 취지였지만, 그보다는 개정된 당헌에서 명예총재의 역할과 위상이 강화된 것에 따른 운신 폭 확대포석으로 풀이됐다.이날 그는 전당대회 등 당내 현안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으나 대여(對與)관계에 관한한 시종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여권의 정계개편 구상에 대해 『지역적 이해와 정략에 따른 이합집산은 정치를 타락시킬 뿐』이라고 비판했고 북풍수사에 대해서는 『우리당 의원의 혐의내용에 터무니 없는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종로보선 출마가능성과 관련,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알쏭달쏭한 여운을 남기는 등 본인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또 『이제부터 당사에 자주 출근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당에서 내가 할 일이 있어야지』라며 한 발 비켜서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재기의 시동은 걸었지만 신중한 평소 스타일대로 무리한 가속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읽혀졌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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