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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신인감독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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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신인감독 전성시대

입력
1998.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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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명 이어 올 상반기도 10여명 데뷔/‘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접속’ 장윤현 등 큰 수확/“재미와 완성도 겸비” 만족할만한 성과전면적인 세대교체의 시기인가? 새로운 감각에 대한 시대적 요구인가? 영화계에 신인감독의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90년대 들어 활발해진 신인감독들의 데뷔가 요즘들어 절정을 맞은 듯하다. 96년 데뷔한 신인감독은 모두 15명. 지난해에는 20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개봉됐거나 개봉예정인 10여편의 작품 중 박철수 감독의 「성철」, 김상진 감독의 「투캅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신인의 데뷔작이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다. 흥행과 평가에서도 새 감독들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96년 흥행 2위를 기록하고 각종 상을 휩쓴 「은행나무 침대」가 신인 강제규 감독의 데뷔작이었고, 지난해 흥행 1위에 호평을 받은 「접속」도 장윤현 감독의 첫 영화였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작품상과 신인감독상을 받은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신예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작품은 서울에서만 관객 40만명을 넘었다.

영화계에서는 이를 전통적인 충무로의 도제시스템이 한계를 맞았고, 대기업 자본의 유입으로 다양한 형식의 투자가 이루어지는등 제작환경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젊은 층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한 이후, 체계적으로 영화를 공부했던 젊은이들이 현장에 배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작가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식과 담론의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우리 영화의 식단이 다양한 메뉴를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영화적 재미와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신인들은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고 있다. 요즘 영화계에서는 『한국영화는 재미없다』는 자조가 사라졌다. 『태작만 아니면 어느 정도의 흥행은 보장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부정적인 견해도 없지 않다. 『투자한 만큼 벌어야 한다』는 대기업의 논리가 치열한 작가의식을 훼손할 수 있고, 결국 영화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지나치게 신인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작가로서의 대접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있다.

그래도 신인감독의 활발한 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영화계는 내다보고 있다. 영화기획자 심재명(명필름 대표)씨는 『감독 자신의 작가적인 고민과 새로운 변모를 시도하려는 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높아간다』며 『이러한 추세에서 신인감독들의 새 작품은 계속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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