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부터 인터넷통해 강의/기획작품 월1편씩 공동집필 계획/팬들과 만날 별도 홈페이지도 개설드라마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의 인기작가 송지나(39)씨가 인터넷으로 다시 뜬다.
송씨는 가상의 세계 인터넷에 드라마 작가들을 육성하는 「사이버작가교실」을 5월15일 개설한다. 사이버작가교실은 작가지망생을 인터넷으로 집중 육성하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작가양성학교. 이 곳은 공간과 시간제약을 받지 않는다. 수강생들은 강의를 들으러 강의장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으며 특정시간에 꼭 맞춰 강의를 듣지 않아도 된다. 부산, 제주 등 지방과 멀리 해외에서도 「인터넷」을 타고 들어와 누구나 사이버강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는 이들은 한가한 저녁시간에 접속해 강의내용을 검색하거나 주말에 몰아서 강의를 들으면 된다. 90년부터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한 송씨는 지난 2월 후배의 권유로 처음으로 인터넷을 접했다.
송씨가 사이버세계에 눈을 뜬 지 불과 3개월만에 「일을 벌인」것은 「모래시계」를 능가할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평소의 생각때문이다.
물론 작품집필은 후배작가의 몫. 「사이버 드라마아카데미」(www.netsgo.com/∼jinas)로 이름붙여진 사이버작가교실은 SK텔레콤의 인터넷서비스 「넷츠고」를 통해 선보인다.
커리큘럼은 기초과정을 강의하는 수강생코너와 정예 문하생을 키우는 회원코너 등 두가지. 과정은 유료이며 수강생의 경우 월 10만원, 회원은 월 5만원수준. 수강생코너는 100명을 선발해 6개월 동안 드라마작성법 등 필요한 이론을 강의한다. 송씨가 직접 작성할 강의내용은 매일 인터넷에 올려진다.
수강생들은 매주 숙제로 나가는 1편의 습작을 써 전자우편으로 접수해야 한다. 송씨의 개인지도는 과제물에 대한 채점이 끝난후 시작된다.
별도 마련되는 사이버대화방을 통해 수강생들과 정기적인 온라인 만남을 갖고 문답강의도 할 생각이다.
회원코너는 글자 그대로 「소수 정예반」. 기초과정에서 6개월 동안 수련한 100명의 수강생 가운데 20명을 엄선, 따로 가르친다. 회원은 주로 방송관련 연수원에서 1년이상 수강한 사람이나 방송, 신문, 문예지 등을 통해 등단한 작가중에 작품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회원으로 뽑힌 수강생들은 교육생이라기보다 예비작가이자 송씨의 문하생.
송씨가 회원들과 함께 매월 1편씩의 기획작품을 구상, 공동집필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획작품 소재는 회원들이 낸 작품 가운데 우수작품을 고를 예정. 송씨는 『기획작품은 대부분 매일 새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시트콤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작품들을 보관할 「작품은행」도 온라인상에 만들 생각이다.
송씨는 회원들과 함께 만든 기획작품을 「작품은행」에 보관했다가 때가 되면 방송국에 드라마제작을 제안할 생각이다. 작품을 같이 쓴 회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정식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송씨가 구상중인 작품은행은 방송작가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는 작품박물관 같은 곳. 그는 인터넷에 자신의 작품을 비롯해 기성작가, 예비작가 등 많은 방송작가들의 작품을 방송여부에 상관없이 보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는 『당장 방송이 안된 작품이라도 나중에 방송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고 후배작가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당분간 사이버 드라마아카데미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래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연수원 출강도 이달로 중단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사이버 드라마아카데미가 방송국 공모나 인맥외 등단할 방법이 없는 신인작가들의 등용문이 됐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그래서 이 곳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방송작가협회에 넘길 생각이다.
송씨는 사이버 드라마아카데미와 별개로 개인 홈페이지(www.jinas.com)를 15일 개설한다. 이 곳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무료 사이트.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달팽이」 등 그의 작품이 보관된 작품실, 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방, 그가 좋아하는 만화영화 자료코너인 만화방 등으로 꾸며진다. 송씨는 이외에도 PC통신 천리안에 「송지나의 영상세계」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예비작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PC통신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작품을 구상하지 않는 날이면 이곳에서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밤을 꼬박 새기도 한다.
지금은 사이버공간에 준비중인 작업 때문에 그의 작품들을 TV에서 볼 수 없지만 송씨는 조만간 기업들의 세계를 다룬 경제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IMF형 드라마」를 구상중이다. 그가 이름붙인 「IMF형 드라마」는 동양철학에 대한 서양인들의 경외심을 이용한 액션 및 시츄에이션 드라마로 철저한 오락성위주로 만들어 질 예정이다.
송씨는 『좋은 드라마는 시대상황속에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다룬 것』이라며 『사람냄새가 물씬나는 좋은 드라마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최연진 기자 wolfpack@nuri.net>최연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