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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코프­트래블러스 합병/신물난 政爭에 ‘市場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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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코프­트래블러스 합병/신물난 政爭에 ‘市場 반란’

입력
1998.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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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20년간 존폐논란/합병규제 글래스­스티걸法 드디어 개정하게 만들어【뉴욕=윤석민 특파원】 씨티은행의 모기업인 씨티코프와 보험, 투자 금융중개를 주업으로 하는 트래블러스 그룹의 합병 추진은 현행법을 뛰어넘는 「시장(市場)의 월권」이라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합병이 법의 개정마저 이끌어낼 것이 확실시되며 「워싱턴을 이끈 시장」의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충격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한 금융분석가는 씨티그룹의 출범과 관련, 「20년간의 정쟁에 이골난 시장(市場)의 반란」이라고 평했다. 여기서 말하는 정쟁은 문제의 규제법인 글래스­스티걸(Glass­Steagal)법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논란이다. 즉 1933년 대공황 당시 제정된 이 법의 존폐를 놓고 공화·민주 양당이 의회내에서 세월을 허송하는 동안 유럽, 일본 등 경쟁상대에 뒤쳐진 미 금융권이 먼저 활로를 찾아 나섰다는 지적이다. 공황의 주범인 금융기관의 전횡을 방지하고 투자가를 보호하기 위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분리해 놓은 이 법은 그간 팽창하는 외부 금융환경에 반해 미 금융업계를 「우물안 개구리」로 묶어놓은 족쇄로 작용해 왔다. 지난주만 해도 하원에서 개정 논란이 벌어졌으나 투표에 자신이 없던 공화당측이 스스로 상정을 포기한 바 있다.

이번 합병에는 정치권에 함께 발목잡혀 있던 행정부측의 「묵시적 동의」도 없지 않은 감이다. 존 리드 씨티코프 회장과 샌포드 웨일 트래블러스 회장이 합병 발표에 앞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등을 만났다고 밝힌 점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전세계에 충격파를 던진 이번 합병 발표는 『아직도 33년인줄 알고 있는 정치권을 확실히 깨울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시장이 미 행정부를 이끈 지는 오래됐지만 이제 정치권마저 리드하게 된다는 것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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