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수입감소덕 흑자행진/美·EU 내수확대 거센 요구/동남아서도 일본勢 후퇴일본의 국채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무디스의 발표가 시장에 「일본 팔자」 바람을 몰고 온 3일. 대장성이 무디스의 발표에 대해 『재정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라는 담담한 반응을 보인 반면 통산성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
통산성의 반발은 일본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데서 비롯했다. 설비 투자와 광공업 생산, 판매 등이 모두 고개를 숙인 가운데 무역수지만은 치솟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지난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139%의 엄청난 증가를 기록하며 1조1,000억엔을 넘어선 일본의 무역흑자 행진은 조금도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올 1월 들어 3,860억엔의 흑자에 그쳐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2월 들어 88.7%나 증가한 1조 2,380억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무역수지의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일본이 마냥 안심하고 있을 일도 아니다. 일본 무역흑자의 증가는 장기적인 엔저로 구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게 주요인이다. 또 수출 증가보다는 내수시장의 위축에 따른 수입 감소의 영향이 크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내수확대 요구가 당연히 거세지게 돼 있다. 게다가 과열 상태인 미국의 경기가 언제 식을 지도 모른다.
일본산 부품 소비에 한 몫을 해 온 동남아의 생산거점 축소에 이어 제네콘(종합건설) 각사와 종합상사의 해외 거점 구조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일본의 수출 호황이 장기화하리라는 전망을 흐리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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