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합병 주도 월가 새 황제5일 밤 미국의 트래블러스 그룹 샌포드 웨일(65) 회장은 백악관으로 전화를 걸었다. 웨일 회장은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안부인사를 건네고 트래블러스와 씨티코프가 합병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깜짝 놀랐다. 웨일 회장은 클린턴에게 두 그룹의 합병은 미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 합병에 대한 묵시적 승인을 얻어낸 뒤 공식발표 때까지의 보안을 부탁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합병은 이렇듯 매우 은밀하게 마치 스파이작전처럼 이뤄졌다.
이번 합병을 주도한 웨일은 그동안 월가의 「이방인」이라는 말을 들어왔다.그러다 6일 공식발표장에서 새 황제로 등극하게 됐다. 웨일이 합병을 계획한 것은 5주전.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미경영자협의회에 참석한 존 리드 씨티코프 회장에게 비밀리에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방번호가 적혀있는 메모를 건넸다. 그는 호텔로 찾아온 리드 회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합병을 제의했다. 이후 두 사람은 자신들의 측근들도 모르게 협상을 벌였고 공동회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샌디」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웨일 회장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양재사를 하던 아버지가 어렵게 생게를 꾸려가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코넬대학을 나와 곧장 월가의 한 회사에서 월급 150달러를 받는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얼마후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20만달러를 꿔 조그마한 중개업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의 꿈은 금융회사의 총수. 부실한 회사를 인수해 되파는 방법으로 그는 회사의 몸집을 불려갔다. 93년 프리메리카사의 회장으로 있을 때 트래블러스사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살로몬 브러더스사를 집어삼켰다. 그의 경영전략은 매우 저돌적이며, 과감한 감원을 통해 비용절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이장훈 기자>이장훈>
□샌포드 웨일
브루클린 양재사 가정출신
부실기업 인수·판매로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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