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투자은행식 ‘산업금융’ 검토.자산담보부채권 발행 거론/금감위민간인 운영 전문회사 추진.부실채권 처리 배드뱅크도『일종의 투자은행인 산업금융공사를 설립하겠다』 『민간이 운영하는 구조조정전문회사가 더 적절하다』 정부가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특별기구를 설립한다는 방침을 정한 가운데 부처별로 설립방안이 무성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물론 외국인투자자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7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은 외국자본을 유치, 부동산 매매와 부실채권 정리를 지원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산업금융공사 또는 산업금융(주), 구조조정전문회사(SPV) 뮤추얼펀드 특별목적회사(SPC) 등을 검토하고 있다.
◆어떤 기구들이 검토되나
재경부의 아이디어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출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의 단기차입금을 장기차입금으로 전환하며, 인수·합병(M&A)도 하는 산업금융공사 또는 산업금융(주) 설립이다. 산업금융공사 등은 구조조정과 관련된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투자은행.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유부동산 매각을 촉진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 자산담보부채권(ABS)을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부실채권 담보 부동산이나 기업 부동산을 근거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서류회사)인 특별목적회사(SPC)가 채권을 발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반면 금감위는 산업금융공사나 산업금융(주)의 경우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어 시장기능에 전적으로 맡기는 구조조정전문회사(SPV) 설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
SPV는 기업 구조조정에 노하우가 있는 외국자본이 중심이 되는 민간기구. 부실기업을 인수하거나 출자와 대출형식으로 자금을 지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금감위는 국내은행이 외국의 유수한 투자은행들과 합작해 다수의 SPV를 세우고, 은행들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위는 또 시중은행이 국내외 자본과 합작, 부실채권을 매입해 여러 형태로 매각하는 배드뱅크 설립에도 긍정적이다.
이밖에 부실기업뿐 아니라 상장기업의 주식, 채권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뮤추얼펀드, 부실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을 정상화시켜 되파는 벌처펀드 등도 거론되고 있다.
◆언제 설립되나
정부는 9일 경제대책조정회의를 통해 기본방향을 정한 뒤 상반기중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금융(주) 또는 SPV 설립이 유력하며, 나머지는 이들의 역할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허용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특별기구의 설립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투자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관련규제를 철폐, 신속하게 외국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현실적으로 외국자본외에는 부동산이나 자산담보부채권을 매입할 곳이 없다』며 『기구의 신설에 앞서 외국인투자법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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