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깨고 ‘하나회’ 발탁/사조직 불문 능력위주/기수별 안배관행 깨져/학군·갑종출신 ‘소외’7일 군단장 및 사단장 인사가 단행됨에 따라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군진용 개편작업이 일단락됐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육사 25기 군단장시대의 개막과 함께 하나회출신의 발탁, 기수별 안배관행 타파 등으로 요약된다. 이와 함께 문민정부시절 요직을 두루 거친 K군단장을 임기전 교체, 소위 군내 「현철(賢哲)인맥」의 정리를 시도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학군과 갑종출신이 소외돼 「국민의 군대」이미지 구축에는 미흡하다는 평이다.
하나회출신의 「구제」는 천용택(千容宅) 국방 장관이 『한때 사조직에 몸담았어도 과거를 반성하고 능력만 있으면 과감하게 발탁하겠다』고 천명했던 점에 비춰 이미 예상됐었다. 이에 따라 황진하(黃震夏) 합참 C4I부장과 안광찬(安光瓚) 연합사작전차장 등 육사25기 준장 2명이 현 보직을 유지한 채 승진하는 직위진급으로 소장이 됐다. 황소장은 미 참모대학을 나온 미국통이라는 점이, 안소장은 한·미연합 작전통이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기수별 안배 관행도 크게 깨졌다. 이번 인사로 육사25기 군단장시대가 열렸고 학군5기 출신이 이미 군단장에 진출했는데도 이들보다 선배인 학군4기 홍순호(洪淳昊) 합참 북한정보부장을 군단장으로 진급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신 육사25기와 동기인 학군7기는 물론 학군6기가 이번 인사에서 배제됨으로써 그동안의 군단장 보임관행이었던 「학군 한기수에 한명」원칙은 그대로 고수된 셈이다. 또 사단장 진급자 10명중 육사출신이 7명인데도 초급장교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학군출신은 1명에 그쳐 군요직의 육사편중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군단장 진급자 5명은 육사출신이 3명, 학군과 갑종 출신이 각 1명으로 육사와 비육사가 안배됐다.
한편 군수뇌부에 호남출신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이루어진 첫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군단장·사단장 진급에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호남 출신이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한 점도 주목을 끈다. 중장 진급자 6명 가운데 호남출신은 선영제(宣映濟) 2군참모장 1명 뿐이며, 나머지는 충남 2명,강원 1명, 부산 1명, 경북 1명 등이다. 사단장 진급자 10명의 지역별 분포는 경남 4명, 호남 3명, 서울 2명, 부산 1명 등이다.
그동안 인사때마다 외부입김에 시달려온 군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는 천장관이 강조한 인사원칙인 ▲능력 ▲전문성 ▲기수파괴 등이 대체로 반영된 「소신인사」』라고 평가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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