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 북서쪽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하이뎬(海淀)구 우다오커우(五道口). 이곳의 한인상점들에 대해 베이징시가 지난 주말 갑자기 영업정지와 업종전환을 지시해 그 의도를 놓고 파문이 커지고 있다.대상이 된 지역은 베이징 어언(語言)학원 교수기숙사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접해 있는 300∼400m 구간. 32개 상점중 14곳이 한국인, 10곳이 조선족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 일대 대부분이 그렇듯 식당 술집 가라오케 당구장 등이 밀집해 저녁만 되면 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가 진동한다. 또 고성방가와 싸움이 잇달아 주민들과 업주 사이에 매연과 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계속돼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베이징의 공상행정관리국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지금까지 수년간 방관 또는 묵인해 오던 태도에서 돌연 강경자세로 전환한데 대해 상가주인들은 아연해 하는 태도다. 사실 이들은 시로부터 공식적으로 위생·경영 허가증을 받아 영업해 왔으며 관리비 및 세비를 납부했다. 다만 시 환경보호국에서 공해 등의 이유를 들어 영업허가증 발급을 미뤄 1년여동안 조마조마해 왔던 터였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교민들은 이번 조치를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 우선 중국 당국이 한국인이나 조선족이 밀집해 타운을 형성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닌지, 또는 영업이 잘되자 상권을 빼앗으려는 의도는 아닌지 저울질하며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우다오커우는 「5거리」라는 의미로 92년 한중 수교후 한국유학생과 상사원들이 중국으로 몰려오자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현재 100여개의 한국상점이 몰려있고 유학생 4,000∼5,000명이 자주 찾아 서울의 신촌이나 대학로와 비슷한 풍경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이중에서도 신흥유흥가 지역이다.
그럭저럭 한인들이 어울리는 장소로 인기를 끌던 이곳이 당국으로부터 갑작스런 업종전환 지시를 받자 베이징의 한인들은 중국당국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지켜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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