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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한국일보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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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한국일보에 바란다

입력
1998.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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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金槿泰·국민회의 부총재)=제42회 신문의 날을 맞아 한국일보에 대한 특별한 주문이기 보다는 언론인 일반에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양비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는 점입니다. 양비론은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 수 있으며 국민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 정치권은 분명 국민에게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를 하나로 묶어 「이쪽도 틀렸고 저쪽도 나쁘다」는 식으로 쓰게 되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참여의식을 높일 수 없습니다. 양쪽의 주장을 동등하게 알리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주장이 어떤 동기로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나왔는가를 잘 가려 평가하는 것이 언론의 임무가 아닌가 합니다.

정치가 희망이기 위해서는 언론이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봄햇살과 같은 따사로움을 베풀고 잘못하는 부분에는 가을 서릿발 같은 매서움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국민속에서, 국민과 더불어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언론인의 본연의 사명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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