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00여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이 국내에서는 의료법에 가로막혀 사장위기를 맞고있다.6일 의료계 및 정보업계에 따르면 거액을 들여 도입한 PACS장비가 병원에서 방사선사진 등을 비롯한 환자기록을 반드시 문서로 5년 이상 보관할 것을 규정한 의료법에 묶여 빛을 보지 못한 채 대부분 잠을 자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필름없는 병원」으로 불리는 PACS는 진료에 필요한 환자정보와 방사선 및 전산단층(CT), 자기공명(MRI), 초음파 등 각종 촬영사진을 디지털자료로 만들어 컴퓨터에 보관하는 시스템. 보관뿐 아니라 각종 자료를 인터넷으로 주고받을 수 있어 원격진료에 필수적인 장비이다.
선진국에서는 필름보관비, 관련인건비와 진료시간을 줄일 수 있어 90년대 초반부터 상용화하고 있다. 하지만 95년부터 거액을 투자해 PACS를 설치한 삼성의료원, 서울대병원, 서울중앙병원, 연세의료원 등 대형병원들은 의료법때문에 문서자료를 별도 보관하는 이중부담을 겪고있다.
특히 병원들은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아예 문서자료보관에만 치중하고 있어 PACS장비가 거의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1,0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들은 방사선필름 보관에 연간 30여억원을 사용하고 있다』며 『PACS를 도입하면 연간 필름수입비 3,000여억원과 진료시간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용절감, 원격진료 등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법 때문에 PACS를 사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PACS는 진료기록 원본에 변형이나 조작염려가 있어서 당장 허용하기는 힘들다』며 『추후 법률개정이 있으면 보완책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최연진 기자>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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