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위한 정부의 세계 금융지역 투자설명회(로드쇼)가 2일(현지시간) 미 뉴욕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국부(國富)인 외환보유고 충당을 위한 외평채(국채)발행은 「뉴머니」 유입의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가 주목되는 것이다.맨해튼 피어호텔에서 이날 오후 열린 뉴욕 로드쇼는 마치 월스트리트 전체가 옮겨온 듯했다. 메릴 린치, 무어스 캐피털, 피델리트 등 월스트리트의 굵직한 기관투자사 한국담당 200여명이 참석해 예상보다 성황이었다.
국채발행 주관사인 골드만 삭스사의 J 코자인 회장이 직접 사회를 맡은 것도 이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예정에 없던 담당자를 보내 관심을 보였다. 사실 「잠재성 있고 수익도 큰」 한국 국채는 월스트리트도 군침 흘리며 기다리던 좋은 먹이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제개혁과 이행 의지 등을 설명하고 투자확대를 호소했다.
신정부의 경제정책 조타수인 이장관과 월스트리트의 투자가간의 첫 대면이었다. 경제현황과 개혁 정책을 설명하는 슬라이드쇼가 끝난 뒤 진행된 질의시간에는 투자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궁금증은 주로 외채 상환 능력, 외환·외자 시장개방 정도 등 기술적 문제에 집중됐다. 『재벌 개혁한다는데 재벌에 돈을 대줘도 되겠느냐』는 「심각한」 질문도 나왔다.
한 투자가는 설명회 후 투자할 것이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고 손을 내저었으나 『(설명회가) 인상적(Impressive)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명회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고 국채 발행 성공을 속단할 수는 없다. 발행 규모, 금리 결정 등 실질적이고 민감한 사항이 남아있다. 시장성 큰 적정 금리 찾기가 쉽지 않은데 현실은 일단 우리에게 불리하다.
한국의 신용등급이 아직도 「정크(쓰레기)본드」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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