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장의 불균형 여전히 심각/눈높이 낮추면 일자리가 보인다일자리는 많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 무슨 소린가 할 테지만 요즘 구직·구인현장에서 실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과 일할 사람을 찾는 업체의 생각이 서로 달라 실업자는 직장을 찾지 못하고 중소업체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반 사무직 근무자 가운데 실직자가 늘고 있지만 이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대 수준은 높고 정작 기업에서 쓸모로 하는 전문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정보통신 전문업체나 생산·노무 사원이 필요한 중소업체들은 전문인력이 없거나 3D업종이라는 이유로 기피당하고 있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실제로 서울인력은행이 2월 한달 동안 구인·구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토목·건축기술공, 컴퓨터조작원 등 준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39.6%로 가장 많았다. 반대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사무직이 36.6%로 최다였다. 결과적으로 이곳을 통해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신청자의 10.5%에 그쳤다. 특히 3D업체들은 필요 인력 가운데 단순노무 7.6%, 기능직 3.4%, 기계조립 2.7% 정도의 사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취업전문가들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한다. 새 일자리에서 오래 있지 않을 셈 치더라도 일단 자리를 잡고 실직이라는 위축된 마음을 털어버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재취업 요령을 살펴본다.
■정보 탐색 게을리 마라
재취업을 위해서는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 노동부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에서 운영하는 인력은행, 지방노동사무소와 구청에서 운영하는 취업정보센터를 늘 찾아가야 한다. 경총의 인재은행, 기협중앙회, YMCA,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에서도 구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에서도 채용속보를 전하기 때문에 검색이 필수다.
■실직자 연결망 만들라
일본에서는 몇년전 재취업에 대비하기 위한 「어반클럽」이라는 모임이 생겼다. 같은 직종의 회사원들이 모여 직종·채용 정보를 나누며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기도 해 이제 재취업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우리에게도 이런 모임이 필요하다. 당장 실직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IMF 쉼터」다. 구청·종교단체가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계획인 쉼터로는 서울 양천 성동 동작구청 등 8개 구청의 쉼터와 다일사 쉼터(027229191) 등이 있다.
■구직회사 입 맛에 맞춰라
대기업 부장을 하다 그만 둔 사람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중소기업 사장 운전기사로 취직한 경우나, 그룹 회장을 지낸 사람이 호텔 웨이터로 새 출발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실력도 없이 괜찮은 자리만 바라는 아집(我執)을 버려야 한다. 하잘 것 없어 보이는 일자리라도 먼저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직업훈련으로 장기전 펼쳐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음에 드는 다른 직업을 찾아보겠다는 사람은 직업훈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상공회의소와 구청 등에서 자격증을 위한 여려 교육훈련을 마련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노동부를 통해 알아 볼 수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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