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연수원생 40여명 연구모임 잇달아 결성여성의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해 여성 법조인들이 발벗고 나서는등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여성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서울지법 여성법관들이 「여성관계법 연구회」를 결성한 데 이어 사법연수원의 예비 여성 법조인도 「여성법학회」를 조직했다. 여성법관들이 여성관련 모임이나 여성관련 학회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사법연수원도 2학기부터 여성법학을 정식과목으로 개설한다.
서울지법(원장 윤재식·尹載植) 여성법관 23명은 지난달 30일 여성관계법 연구회를 발족했다. 여성법관들이 그동안 법관이라는 신분의 사회적 요구에 따라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점에 미뤄볼 때 모임 결성은 이례적이다. 서울지법 여성법관으로 최고 선배인 민사17부 전효숙(全孝淑) 부장판사는 이날 『여성의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여성법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발의, 후배 법관들이 적극 동참했다. 연구회는 국내외의 여성관련 법률과 판례 등을 연구, 두달에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기로 했다.
사법연수원 29기가 주축이 된 여성법학회는 21명의 예비 여성법조인으로 구성됐다. 여성법학회에는 3명의 남성도 참여했다. 회장 조혜정(曺慧汀·30·여)씨는 『우리의 헌법은 양성(兩性)간의 평등과 모성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는데도 여성은 여전히 약자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문제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법적으로 검토해보자는 연수원생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라고 법학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여성법학회는 가정법률상담소, 성폭력상담소 등에서 법률상담등 자원봉사활동도 펼 방침이다.
한편 2학기부터 사법연수원에 개설되는 여성법학 강좌의 초대 교수를 맡은 서울지법 민사63단독 김영혜(金榮慧) 판사는 『첫 강의시간에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과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성희롱 파문 등을 사례삼아 성적 침해의 기준 등을 검토해보고 싶다』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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