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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비서실 40년만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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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비서실 40년만에 사라진다

입력
1998.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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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청와대」로 통하는 삼성그룹 비서실이 40년만에 해체된다.삼성그룹은 5일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7일 삼성전자 임시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재하는 것을 계기로 그룹비서실을 해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룹측은 전자에 회장실을 만들어 비서실의 인사 재무 비서팀 등 핵심참모조직을 옮기고,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그룹구조조정 추진본부를 한시적으로 실치,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그룹경영체제 개편방안을 9일 발표키로 했다. 이로써 한국재벌의 선단식 경영을 상징해온 삼성 비서실은 59년 창업주인 고 이병철(李秉喆) 전 회장의 지시로 탄생한 지 40년만에 사라지게 됐다. 처음에는 삼성물산내 과(課)조직으로 만들어져 인력도 20여명으로 단촐했지만 90년에는 15개팀 250여명의 인력을 거느린 매머드 참모집단으로 성장했다.

고 이회장은 『비서실이 공전(空轉)하면 그룹이 공전한다』며 비서실에 힘을 실어 주었다. 특히 국내외 정치 경제 정보수집, 분석력은 국가정보기관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전격발표한 금융실명제 실시내용을 하루전에 알아낸 것과 최고권력자와 고위관료들의 동향 및 정책을 미리 파악, 기민하게 대처해온 것도 비서실의 거미줄같은 정보수집능력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자율경영을 강조하는 이회장이 89년 경영대권을 승계한후 비서실의 기능과 역할도 점차 축소됐다.

삼성비서실은 삼성이 재계 1위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룹 영토확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전자 반도체 및 자동차 화학 등 신규사업 진출때마다 투자계획, 기술제휴선선정, 자금조달등을 주도했다.

삼성비서실은 한국재벌경영의 상징으로 통하면서 공과를 뚜렷이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벌마다 삼성비서실을 본 떠 기조실을 중심으로 주력업종에 대한 공격적인 설비확충을 벌였다. 이로인해 자동차 반도체 조선등은 세계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비서실 경영은 계열사간 편법지원과 빚더미 경영, 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됐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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