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 “亞 잘돼야 유럽 잘된다”/마하티르 “핫머니 규제 국제체제 갖춰야”/고촉통 “한국기업 부채 장기債 전환 지원”/유럽정상 원칙적 공감속 보호무역 경계3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부터 2시간10분 동안 진행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1차 경제·금융분야회의는 25개국 정상가운데 12명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주제로 발언하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회의에서 아시아 국가 정상들은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핫머니 등 투기성 외환을 지적, 국제통화체제에 대한 규제를 주장했다. 이에 유럽국가 정상들은 원칙적인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계심을 표시하는 등 시각차를 보였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여분간 시장경제와 아시아 경제의 내부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양측의 주장을 조화시키는 입장을 택했다. 다음은 정상들의 발언 요지이다.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
투기성 핫머니를 막기 위해 국제금융을 규제하고 환거래를 감시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안토니오 구테히스 포르투갈총리
유럽이 아시아를 돕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한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
아시아 국가들은 반덤핑 행위로 압박을 받고 있다.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총리
아시아 경제위기는 한 국가가 아니라 전 세계적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멕시코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세계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총리
유럽 정상들이 아시아 투자를 격려해야 한다. 특히 한국기업은 지나친 투자 때문에 많은 부채를 갖고 있으므로 장기채로 전환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아시아는 창조적 문화를 갖고 있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다수의 빈곤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김대통령
국제적으로 불건전한 세력에 의해 약한 나라가 희생되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시장 경제는 자유롭고 공정한 기준에 의해 기회가 균등한 경제활동이 보장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불공정한 투기에 의해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서방선진7개국(G7)이나 유럽국가들이 이런 점이 시정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자에게 정당한 결과가 보장돼야 한다. ASEM은 유럽과 아시아가 21세기를 향해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설립됐다. 아시아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극복될 수 있는 것이나 , 지금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럽이 어려울 때 도와주고, ASEM을 잘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도록 해야 한다. 아시아가 잘돼야 유럽이 잘된다. 오늘 아시아의 고통은 유럽의 고통이 될 수 있다. 유럽은 수사적인 표현 뿐아니라, 구체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 스스로 자구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은 그동안 정경유착에 의해 금융이 마비되고, 기업도 경쟁력을 잃었다. 우리는 철저한 시장경제의 원리하에 민주주의를 실현해서 국민 여론을 반영한 개혁을 할 예정이다. 나라마다 개혁의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깨끗하고 능률적인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회의는 이런 내용을 의장 성명에 담아야 한다.<런던=유승우 기자>
□ASEM 의장성명(초안) 요지
1.ASEM협력의 기본원칙
동등한 동반자 관계의 형성, 상호존중과 호혜평등원칙 강조, 개방적이고 점진적인 관계발전, 민간분야 협력의 중요성 강조
2.정치대화 증진문제
아시아에서의 다자간 안보대화 노력, 유엔개혁, 화학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각종 재래식 무기감축, 한반도 캄보디아 문제의 평화적 해결
3.경제협력의 강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신인도 제고와 성장회복을 위한 노력
4.여성 아동 빈곤퇴치 등
5.ASEM 향후과제
비전그룹의 중장기 비전제시와 개발의 의미 평가
◆아시아 경제위기관련 별도 의장성명(초안) 요지
1.아시아 국가들의 구조조정 노력 및 지속적 구조개혁 이행 환영
2.아시아의 현재상황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특히 아시아 경제위기가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보호주의 추세의 배격
3.아시아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IMF의 중심적 역할 및 국제금융체제 강화 필요성의 강조
4.경제회복을 위한 구체적 협력방안, 특히 영국이 제안한 ASEM 신탁기금의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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