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해결책 싸고 亞·유럽 시각차 노출/2000년 의장國으로 양측 조율 ‘어려운 숙제’제2차 ASEM에 참석한 두 대륙 정상들의 입장차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2000년 3차회의 의장국이자 이달부터 아시아지역 조정국에 선임되는 한국의 입장은 아직 어정쩡하다.
ASEM은 당초 아시아 지역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럽측이 공유하기 위해 창설된 회의체다. 그러나 96년 방콕 1차회의와 이번 런던 대회에서 양측의 사정은 정확히 역전됐다. 유럽연합(EU)은 IMF 등을 통해 아시아에 미국보다 많은 금융지원을 공여하고 있다. 아시아측은 ASEM 창설 당시의 호혜정신으로 돌아가 유럽측이 지원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 10개국 정상은 3일 새벽(현지시간 2일 하오) 비공식 회합에서 유럽측 주도로 채택된 5,500만달러 규모의 「ASEM 신탁기금」이 『불만족스러운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노하우(KNOWHOW)」기금으로 불리는 신탁기금은 금융기술 이전에만 사용토록 규정돼 있는 것으로 IMF를 통해 먼저 아시아 경제에 대한 대수술을 가해야 한다는 유럽측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개막된 ASEM 경제 금융분야 회의에서 『유럽이 아시아를 지원할 차례』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IMF협약을 가장 충실히 준수하고 개방형 경제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입장차도 있다. 회원국간 이견으로 ASEM의 위상이 추락되는 것은 차기 대회 주최국으로서 더욱 바라지 않는 바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측은 일절 사업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2000년 대회를 향해 양측 입장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니셔티브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런던=유승우 기자>런던=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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