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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상화와 서울대 입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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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상화와 서울대 입시(사설)

입력
1998.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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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내년도 입시부터 정원의 30%를 특차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교육현장에서 민감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어려워진 중요 사립대학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서울대 입학률이 높은 특수목적고교와 비평준화지역의 새 명문고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신입생 선발에 대학의 재량권이 더 커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서울대의 결정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 우수학생들에게는 원하는 대학에 도전할 기회가 늘어나게 되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한 대학 특차합격자는 다른 대학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서울대 도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긍정적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의 특차모집을 환영할 수 없는 것은 교육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대 특차선발에서 수능성적을 80%나 반영하게 되면 고교교육이 다시 수능성적 위주로 후퇴할 우려가 크다. 전인교육의 중요성은 퇴조하고 입시준비만을 중시하는 고질적 폐해가 되살아나서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통해 교육정상화를 모색하려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도 역행하게 될 것이다. 대학 서열화를 더욱 굳힐 역작용도 경계해야 한다.

또 한가지는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비평준화지역 고교들이 다시 각광을 받게 돼 이런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과외가 성행할 가능성이다. 이런 학교 학생중에는 수능성적은 서울대 지원이 가능하지만 내신등급이 낮아 할 수 없이 다른 대학을 택하는 학생이 많았다. 사교육비 부담 경감이 국가적 명제가 된 때에 과외 유발요인이 새로 생겨나는 것은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우수학생을 독점한다는 비난을 받아 온 서울대가 명문사립대 특차모집에 몰리는 극소수의 이탈자마저 싹 쓸어가려 한다는 사립대학들의 비난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지난해 수능시험에서 380점 이상을 받은 고득점자들은 인문계 94.6%, 자연계 82%가 서울대를 지원했다. 이 정도로도 우수학생의 서울대 집중이 문제가 될만한데, 나머지 몇%도 양보할 수 없다는 욕심은 지나치다. 우수학생들이 여러 대학에 흩어져 서로 다른 특성과 학풍에서 공부해야 다양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다.

서울대 입시가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본고사를 고집해온 서울대를 교육부가 오랫동안 설득하여 수능시험으로 학생을 뽑도록 했던 것도 서울대의 본고사가 과외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학생선발의 재량권도 인정해야 하지만 새 제도가 교육정상화에 저해요인이 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서울대는 국립대학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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