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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결과가 함축하는 것(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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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결과가 함축하는 것(사설)

입력
1998.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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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끝난 4개 지역 보궐선거결과는 향후 정치권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당장 정계개편 논의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터이고 김종필 총리서리 인준문제가 다시 핵심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또 전당대회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한나라당이 보선결과로 해서 당권다툼의 내분을 어느정도 「봉합」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여권은 4개 지역 모두가 전통적으로 현 야당의 텃밭이라고 결과를 과소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향후 정국운영에 엄청난 악재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이번 보선은 막바지에 일부 금권 관권시비가 있었으나 대체로 공정한 선거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다만 야당이 텃밭 사수를 구실로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추긴 점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의석 몇석을 얻겠다고 공당이 갖춰야 할 대의(大義)마저 저버린 한나라당의 자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당총재와 명예총재까지 지역감정을 자극하며 표를 호소한 것은 특히 유감스럽다.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이같은 구습에 엄중한 국민적 심판이 있으리라고 본다.

보선결과가 정치권에 던지는 함의(含意)는 몇갈래로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집권여당에 주는 메시지는 단호하다. 인위적 정계개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다. 아무리 거야(巨野)의 「발목걸이」가 심하더라도 집권여당이 대화와 설득으로 문제를 풀어 가도록 보선민심은 당부하고 있다. 주로 선거법위반자, 사업체 부도로 곤경에 처한 사람, 약점 잡힌 몇사람의 「철새」를 움직여 여소야대를 깨보려는 여권의 구상이 발붙일 곳을 잃었다는 것이 우리의 분석이다.

다음으로 호남출신 요직독점 시비로 유권자들의 반감이 컸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새정부는 억울하다고 할지 몰라도 일반국민은 안기부, 검찰, 경찰, 국세청등 소위 「힘깨나 쓰는」 기관에 다수의 호남인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기득권을 누렸던 사람들이 물러나게 되자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사태를 필요이상으로 부풀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최근의 몇몇인사는 굳이 과거정부의 지역편중인사를 비난할 수 없을 만큼 형평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보선결과가 모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예컨대 새정부의 비토지역이라 할 수 있는 대구달성구에서 국민회의후보의 선전은 승패를 떠나 주목할 만한 변화다. 패배한 여권엔 지금의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 승리한 야당도 교만에 빠지면 「6·4지방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 모두 보선민의 실천에 게을러서는 안된다. 국난극복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진정한 보선민의는 정치가 더이상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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