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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 박근혜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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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 박근혜 당선자

입력
1998.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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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家의 승리 ‘대통령딸’ 첫 選良 “아버지 뜻 이루겠다”「대통령의 딸」이 국회의원이 됐다.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가의 정치명맥이 차녀 근혜(槿惠·한나라당)씨에 의해 20년만에 이어졌다. 박씨의 2일 대구 달성 보선 당선은 전직대통령 자녀출신으로는 첫 국회의원 탄생이다.

박씨는 이날 저녁 당선이 확정된뒤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여성·복지문제에서 능력을 발휘,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씨는 자신의 말처럼 과거의 화려했던 「타이틀」을 잊고 선량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또 천상에서 이번 선거의 최대 원군(援軍)이 돼줬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부담도 만만 찮다.

박씨는 선거과정서 불거진 지역감정자극 논란에 대해 『한나라당은 영남을 대표하는 정당이므로 이런 특성을 지역감정 시각에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방어하는 노련함도 보여줬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 『정권이 바뀌었다고 지지정당까지 바꾸는 것은 대구 시민의 자존심이 용납지 않는다』고 「독특한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박씨의 개인사는 우리 현대사의 주요 부분과 상당히 겹쳐 있다. 그는 10대 초반의 소녀시절 부모와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청년기의 끝무렵(28세)인 79년 아버지의 서거로 비참하게 청와대에서 나와야했다. 당선회견에서 그는 눈가를 적시며 『아버지가 국가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고 청와대생활을 회고했다. 『선거에 뛰어든뒤 「정치가 이렇게 힘든데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고독한 결단을 내렸을까」하는 생각에 자주 목이 메었다』고도 말했다.

그의 청와대생활의 시작은 「대통령의 딸」이었지만 마지막은 「퍼스트레이디 대역」이었다. 모친 육영수(陸英修) 여사가 74년 사망한 뒤 불과 23세의 나이에 어머니의 자리를 물려받아 「리틀 육영수」의 이미지를 심었다.

불행하게 막을 내린 청와대생활이후 그의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왔으며 모목사와의 스캔들, 형제들간의 불화등이 겹쳤다.

이처럼 소극적으로 생활하던 박씨가 지난해 대선직전 전격적으로 한나라당에 입당, TK지역을 중심으로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원에 나선 것은 분명히 「사건」이었다. 더구나 그는 사촌형부인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자민련을 외면함으로써 더욱 주목받았다. 박씨는 이에 대해 『자민련은 아버지의 일을 사사건건 반대했던 분(DJ)이 이끄는 정당과 공조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씨가 『깨끗한 정치를 통해 아버지의 못다한 뜻을 이루겠다』는 당선소감을 제대로 구현해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발성 화제」만을 제공한 채 「1회성 스타」에 머물고 말 지는 지켜볼 일이다.<달성=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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